한국일보

삶과 생각 - 전대미문

2021-08-27 (금) 김강식/뉴저지 포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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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종류의 강아지와 개를 데리고 아침 산책을 하는 호보콘, 뉴저지 동네사람들, 출근길에 옷을 들고 세탁소에 오는 손님을 볼 수가 없다.

코비드 19 팬데믹 이후의 풍경이다. 뉴저지에서는 80~90프로 이상의 한인들이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통계인데 기린의 목이 되어 직장인들이 사무실로 복귀하는 9월을 기다리고 있다.

어느 큰 회사에서는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10월로 연기하고 이후에도 재택 근무를 원하는 직원들에게 그들이 거주지의 생활비에 준하는 만큼 임금을 삭감하겠다고 해도 오케이 하는 직원들이 많다는 뉴스다.


근래 대형회사들이 사내 드레스 코드를 정장에서 캐주얼로 바꾸고 있는 추세에 더해 코비드 사태로 세탁소는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가끔 히스트릭 채널 흑백영상을 보면 1900년대 초 미국인 남자들은 정장에 중절모, 여자는 드레스와 투피스 정장에 모자와 양산을 들고 모두 구두를 신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삶이 복잡하거나 바쁘지 않던 시대였기 때문이리라. 지금같이 모두가 바쁘고 여유가 없는 때에 그런 복장으로 생활한다는 것은 여간 불편하고 불가능한 일이 아닐 수가 없겠다.

그러나 사람은 어떤 복장을 하느냐에 따라 언행이 달라지는 것을 보게된다. 직업에 따라 유니폼을 다르게 입게 되면 그 하는 일에 맞는 언행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경찰관, 군인, 학생, 스튜어디스, 성직자 등 구두를 신고 정중한 복장을 하게 되면 자연스레 품위있는 언행을 하게 된다. 티셔츠에 캐주얼 복장으로 신사다운 면모가 나타날 리가 없다.

예전에 많은 사람들이 정장을 하고 살던 때는 인격적인 언행으로 사회가 품위있는 분위기였을 것이다.
지금은 어떤가, 자유분방한 미국인들이 전대미문의 코비드 팬데믹 사태로 락 다운에다가 익숙하지 않은 마스크까지 쓰라고 하니 얼마나 답답하고 억압된 기분일까.

그러다보니 많은 미국인들이 화가 나있고 작은 일에도 무례한 언행이 난무한다. 자동차를 운전하면서도 가끔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그런 분노가 엉뚱하게도 인종차별, 아시안 혐오로 표출되기도 한다.

그래도 우리는 그런 사람들과 같은 선상에서 대응하기 보다는 품위 있고 성숙한 언행으로 어느 면에서도 수준 높은 아시안, 우리 한국인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리라.

<김강식/뉴저지 포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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