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팬데믹이 어린이들 뇌 손상...UW 교수진 등 전문학자들 연구 결과서 밝혀져

2021-08-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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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 혁신개발시기’사춘기 청소년에 더 위험

팬데믹이 어린이들 뇌 손상...UW 교수진 등 전문학자들 연구 결과서 밝혀져

로이터

코비드-19 팬데믹이 터진 이후 불안, 우울증 등을 호소하는 어린이, 특히 사춘기 청소년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스트레스가 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가 관련 학계에서 폭넓게 이뤄지고 있다.

하버드대학의 케이티 맥라훌린 교수는 어린이가 행동이나 정신상태에 변화를 보이면 뇌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뜻한다며 이는 해당 어린이의 학습능력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맥라훌린은 팬데믹 이후 학교폐쇄, 친구와의 단절은 물론 조지 플로이드 피살사건 이후 과격시위로 세상이 뒤숭숭해지는 등 온통 암울한 뉴스뿐이었다며 특히 가족이 코비드-19에 감염되거나 사망하는 등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은 어린이들의 뇌 상태에 관한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맥라훌린은 장기 연구대상이었던 7~10세 및 13~15세 어린이 225명을 조사한 결과 팬데믹 이전에는 이들 중 30% 정도가 불안감과 우울증 징조를, 17% 정도가 행태적 문제점을 보였지만 팬데믹이 기승을 부린 작년 4월과 가을에는 이들의 비율이 각각 56% 이상으로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우울증, 불안, 초조 등 정신건강과 스트레스 사이의 연결고리는 어린이들보다 10대 청소년들 중에 더욱 두드러져 10대들이 팬데믹의 영향에 가장 취약함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맥라훌린은 워싱턴대학(UW)의 릴리아나 렌구아 및 앤드류 멜트조프 교수와 함께 연구해오고 있다.

멜트조프 교수는 사춘기가 뇌 개발의 두 번째 ‘혁신적 기간’이라며 청소년들이 일상의 틀을 넘어 부모로부터 떨어지려고 시도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시기에 청소년들의 뇌도 형태가 바뀌고 문제해결 능력이 커지며 사물을 추상적으로 생각하고 자아의식도 형성된다고 설명하고 첫 혁신기간은 생후 3살까지이고 마지막 세 번째 기간은 뇌가 축소되는 노년기라고 덧붙였다.

심리학박사이며 UW의 학습 및 뇌과학 연구소(I-LABS) 공동 소장인 멜트조프 교수는 어린이가 청소년으로 성장하면서 친구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매우 민감하게 된다며 이 때는 소속감을 갈구하고 스포츠나 클럽활동 등 사회적 교분을 매우 중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모든 것들을 팬데믹으로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청소년들은 커다란 스트레스를 받게 마련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들 연구팀은 최근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어린이들이 뇌에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잠을 충분히 잘 것, 팬데믹과 관련한 뉴스에 접할 기회를 줄일 것(특히 7~10세 어린이), 전화기나 TV에 멍청하게 몰입하는 소위 ‘수동적 시청’을 삼갈 것 등울 권고했다. 현실적으로 어렵긴 하지만 예전의 일상을 회복하는 것도 정신건강 유지에 중요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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