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디언 원주민 144년만에 귀향...네즈 퍼스 원주민, 1877년 기병대에 쫓겨난 뒤 복귀

2021-07-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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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개척 시절 기병대에 도륙당하며 쫓겨났던 네즈 퍼스 인디언 원주민부족이 144년만에 워싱턴-오리건-아이다호 접경에 자리한 조상 전래의 땅으로 돌아오는 감격의 귀향행사를 벌였다.

부족원들은 29일 아침 독수리 깃털모자와 녹비 옷 등 전통의상 차림에 역시 호화롭게 치장한 말을 탄 원로들을 앞세우고 오리건 동북부 왈로와 카운티의 조지프 마을 대로에서 전통 음악과 무용을 펼치며 퍼레이드를 벌인 후 인근의 고향땅 ‘암삭스파’(바위 땅)로 들어가 귀향의식을 거행했다.

의식을 주재한 샘 페니 추장은 1855년 연방정부와 각 원주민부족 간의 영토권 조약으로 네즈 퍼스 부족이 3개주 접경에 걸쳐 보호지를 넘겨받았지만 ‘도둑 협정’으로 불리는 1863년의 2차 협정으로 이 땅의 90%를 빼앗기고 보호지가 75만 에이커로 줄어들었음을 부족원들에게 상기시켰다.

페니 추장은 당시 추장 등 부족 지도자들이 협정에 반대하자 1877년 연방군이 진주하면서 소위 네즈 퍼스 전쟁이 일어났지만 실제로는 전쟁이 아닌 일방적 전멸작전이었다고 밝히고 부족원들이 126일에 걸쳐 4개 주의 험난한 산을 넘어 몬태나주와 캐나다로 도피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연방군은 네즈 퍼스 부족원들에게 순순히 투항하면 고향땅으로 돌려보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이들을 고향땅이 아닌 오클라호마(원주민 말로 ‘뜨거운 곳’)에 수용했다고 페니 추장은 덧붙였다.

섀논 휠러 부추장은 고토 회복이 세대를 이어온 투쟁의 결과라고 밝히고 “이 땅은 지금 살아 있는 우리들만의 땅이 아니라 자손만대에 물려줄 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족에게 남은 일은 연어를 주식으로 했던 조상의 생활방식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약 150 에이커에 달하는 암삭스파 땅의 소유주였던 마크 헤터빅은 이곳에 주택 30채 단지와 클럽하우스를 건축할 계획이었지만 뜻을 바꿔 토지를 원래 주인이었던 네즈 퍼스 부족에게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네즈 퍼스 부족이 고향에 돌아와 전통을 계승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조지프 전 추장의 자손으로 부족의 원로이자 역사가인 앨런 핑크햄은 부족원들에게 “이제 고향땅을 회복했으니 모든 사람들과 함께 지구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화해의 손길을 펴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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