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카 떼가 왜 안 보이나?... 퓨짓사운드 치눅크 연어 없어 밴쿠버쪽으로 북상

2021-07-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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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카 5~9월 자주 출현하지만 올해는 한번 목격”

오카 떼가 왜 안 보이나?... 퓨짓사운드 치눅크 연어 없어 밴쿠버쪽으로 북상
퓨짓 사운드의 치누크 연어가 급격하게 감소함에 따라 통상적으로 연중 5월~9월에 가장 자주 출현하는 오카(범고래)들이 올해는 이 해역에 지금까지 딱 한 번밖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관계자들이 밝혔다.

현재 3 가족 73 마리만 남아 멸종위기에 처한 오카는 늦은 봄부터 초가을까지 캐나다 프레이저 강을 타고 산란장으로 올라가기 위해 미국-캐나다 국경의 샐리시 해로 회귀하는 치누크 연어를 사냥하려고 이 해역에 몰려들었고 일부는 깊숙이 퓨짓 사운드 안에까지 들어왔다.

생태보존 센터(CCB) 소속 과학자이자 비영리기관 ‘와일드 오카’의 조사국장인 데보라 자일즈는 프레이저 강의 치누크 연어 개체수가 근래 크게 줄어들자 오카들이 이곳에서 밴쿠버 아일랜드의 스위프트 뱅크 해안 길목으로 옮겨가 알래스카에서 산란장을 향해 캐나다, 워싱턴주 및 오리건주 강으로 찾아 내려오는 치누크 연어를 가로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카 생태연구소(OBI)의 모니카 윌랜드 쉴즈는 오카의 J, K, L 등 3가족이 5월부터 7월말까지 동시에 보이지 않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K가족의 일부가 7월1일 샐리시 해를 스쳐 지나갔을 뿐 J가족은 4월 이후, L가족은 2월 이후 모습을 한번도 보이지 않았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오카는 다른 범고래 종들과 달리 여름철에 알래스카와 북극해로 회귀하지 않고 퓨짓 사운드와 샐리시 해에 남아 있어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사던 레지던트’(남부 상주자)로 불리며 지역 인디언원주민들 사이에선 일종의 영물로 대접 받는다.

지난 1980년대부터 오카의 생태를 연구해온 자일즈는 20여년 전까지도 이 해역에 치누크 연어들이 지천으로 많아 오카들이 연어를 머리에 주렁주렁 이고 다니는 등 장난하기 일쑤였지만 요즘은 그런 모양을 전혀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7월1일 K가족 일부가 샐리시 해에 들렀다가 수중음파를 통해 먹이가 전혀 없음을 간파하고는 곧바로 빠져나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윌랜드 쉴즈는 오카 없는 샐리시 해가 일종의 ‘새로운 일상(뉴 노멀)'이 된 것 같지만 아직 가을철에 회귀할 치누크 연어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오카들이 9월이나 10월에 샐리시 해로 돌아올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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