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년된 주택정책 안된다” 시애틀시 해묵은 ‘도시 마을’ 개발 재고 목소리

2021-07-2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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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의회, 인종평등중심 장기 서민주택 확보 추진

“20년된 주택정책 안된다” 시애틀시 해묵은 ‘도시 마을’ 개발 재고 목소리
시애틀시 인구가 80만명에 육박하고 중간주택가격이 90만달러를 상회하는 마당에 지난 20여년간 시애틀 주택정책의 기조를 이뤄온 역세권 중심의 소위 ‘도시 마을(urban village)’ 개발개념은 지양되고 재편돼야 한다는 내용의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

시정부 도시계획-지역개발국이 시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는 그동안 시애틀 관내에 역세권 도시들이 개발되는 성과를 거뒀지만 치솟는 집값과 렌트의 상승을 막지 못했고 BIPOC(흑인, 원주민, 유색인종) 주민들이 권외로 밀려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도시 마을’은 다운타운(사우스 레이크 유니온, 업타운, 퍼스트 힐, 캐피털 힐, 매디슨-밀러 등 포함)을 비롯해 그린 레이크-루즈벨트, 유니버시티 디스트릭트, 왈링포드, 발라드, 프리몬트, 그린우드-피니 릿지, 오로라-릭턴 스프링스, 노스 게이트, 비터 레이크, 컬럼비아 시티, 오셀로, 레이니어 비치, 웨스트 시애틀 정션, 웨스트우드 하일랜드 파크 등 20여개에 달한다.


보고서는 시정부가 1990년대부터 도시 마을 육성정책을 추진해오면서 전체 주거지역의 75%를 단독주택 지역으로 묶어 서민용 아파트들이 들어설 공간이 제약됐다고 밝히고 결과적으로 BIPOC 및 저소득층 주민들이 특정지역에 몰리면서 극심한 주택부족 현상이 야기됐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시의회가 지난 2018년 시정부에 20개년 종합개발 계획의 조정안을 요구함에 따라 이뤄졌다.

종합개발 계획은 관련 주법에 따라 매 8년마다 대대적으로 조정돼야 한다.

마지막 조정안이 2016년에 나왔기 때문에 다음 조정안은 2024년까지 제출돼야 한다.

시애틀은 인구성장에 따라 지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6만8,000 유닛의 주택을 추가했지만 2044년까지는 11만2,000 유닛 이상이 더 필요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시의회가 개최한 한 토론회에서 서민주택 관련 비영리기관 ‘퓨짓 사운드 세이지’의 애브 후아너 국장은 서민아파트를 많이 짓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며 BIPOC 주민들이 보조금이나 융자금을 얻지 못한다면 입주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단독주택 지역의 조닝을 바꿔 서민아파트를 지으면 보나마나 렌트가 엄청 비싸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시 마을’ 개념을 1990년대 처음 도입한 놈 라이스 전 시장도 이제는 전혀 다른 차원의 도시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새로 개발되는 주거지역은 학교와 운동장과 대중교통시설이 확보돼야 하며 무엇보다도 어린이들이 뛰놀 수 있는 건강한 동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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