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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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폭염·산불 공포 동부 폭우로 물바다

2021-07-12 (월) 하은선, 캐서린 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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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주 산불우려 숲 폐쇄...미국 127년만 가장 뜨거운 6월

▶ ‘엘사’로 홍수 피해...뉴욕 지하철역 침수로 운행 중단

서부 폭염·산불 공포 동부 폭우로 물바다

캘리포니아와 오레건 경계인근 캘리포니아주 맥도엘시 인근 클라매스 국립산림에서 ‘테넌트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10일 ‘테넌트 산불’이 소용돌이를 치며 불토네이도를 형성하며 건물들을 위협하고 있다.<로이터>

서부 지역에서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산불 피해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진이 이어졌고, 동부는 ‘엘사’ 폭우로 홍수 피해가 잇따르는 등 미국 대륙이 요동을 치고 있다.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산불 피해가 커지고 있는 가주 당국은 숲 폐쇄 결정을 내렸다.

9일 AP 통신 등에 따르면 팬도라 바예 주 화재정보담당관은 플루머스 카운티 프렌치맨 호수 인근 캠핑장과 민가에 대피령을 내리고 약 518㎢에 달하는 숲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플루머스 카운티에서 발화한 ‘백워스(Beckwourth) 복합 산불'은 10일 기준 5만5천91에이커를 태우고 8%밖에 진화되지 않은 상태다. 세자릿수를 넘는 기온으로 전날부터 하루만에 3만에이커가 전소됐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와 오레곤 주 국경선 인근 프리몬트-위네마 국유림에서 발화한 ‘붓레그’(Bootleg) 파이어는 하룻밤새 전소면적이 2배가량 커졌다. 지난 6일 3천에이커로 시작된 ‘붓레그’ 산불은 1만6천에이커, 3만5천에이커, 7만6천에이커로 피해면적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하룻밤새 또다시 2배가량 증가해 현재 14만3천600에이커를 태우고 있다고 CBS뉴스는 보도했다.

지난 7일 멘도시노 카운티에서 발화한 ‘브로일러’(Broiler) 파이어는 50에이커를 전소하고 진화율은 0%이다. 이달 5일 모독 카운티에서 시작된 ‘주니퍼’ 파이어는 1천11에이커를 태우고 40% 진화됐다.

한편 지난달 발화한 라바, 솔트 파이어는 불길이 완화되고 진화작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가주 시스키유 카운티에서 6월 25일 발화한 라바 파이어는 2만5천164에이커를 태우고 10일 75% 진화율을 보이고 있으며 오늘(12일) 완전진화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레딩 북쪽과 샤스타 레이크에서 시작된 솔트 파이어는 1만2천650에이커를 태우고 55% 진화됐다. 완전 진화는 15일(목)로 예상된다.

캘리포니아주 산림보호 및 화재예방국은 "기후변화가 길고 강렬한 가뭄기를 만드는 주된 요소로 보인다"면서 "이로 인해 숲이 산불에 취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 뿐 아니라 이상 폭염으로 몸살을 앓은 미 서부 전역이 산불로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오리건주 클래머스 카운티에서도 산불이 발생, 전날 67㎢ 면적의 산림을 태우고 이날 산림 면적 91㎢를 더 파괴했다. 아이다호주 그랜지빌시 인근 소도시 딕시에서 시작된 산불도 규모가 커지고 있다. 브래드 리틀 주지사는 이날 산불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방위군을 동원하는 등 진화작업에 나섰다.

한편 미국 본토가 127년 만에 가장 뜨거운 6월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미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본토의 평균기온은 72.6℉(22.6℃)로 기존 최고 기록인 2016년 6월 평균 기온보다 화씨 0.9도 더 높았다.


올여름 미국 전역의 8개 주가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운 6월 기록을 갈아치웠고, 6개 주는 역대 두 번째로 기온이 높은 6월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여러 지역을 강타하고 있는 폭염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열사병 등 건강상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 오리건주에서만 무더위와 가뭄으로 최소 116명이 숨지는 등 북서부지역을 중심으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한편, 남부에 상륙해 인명 피해를 낸 열대성 폭풍 ‘엘사’가 뿌린 폭우로 뉴욕의 지하철역이 물바다로 변했다. 9일 뉴욕타임스(NYT)와 AFP통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뉴욕시 일대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2~4인치의 비가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쏟아지면서 지하철과 고속도로, 공항 등 교통 시설에서 홍수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맨해튼 북쪽의 지하철역들의 피해가 컸다. 157번가 지하철역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시민들이 성인 허리 높이까지 차오른 물을 뚫고 지나가거나, 운행 중인 지하철 열차 위로 물이 쏟아지는 등 아찔한 장면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졌다. 폭우로 인해 뉴욕 지하철 A라인 북쪽의 몇몇 역에서는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다. 뉴욕포스트는 이번 폭우에 대한 기사에서 “지하철을 타려고요? 구명보트를 꼭 챙겨가세요!”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브롱크스 주변 고속도로에서도 갑자기 불어난 물에 갇힌 운전자 10여명을 경찰이 트럭을 동원해 구조했다고 NYT가 전했다. 브롱크스를 포함한 뉴욕 시내 일부 도로가 폐쇄됐다. 뉴욕시뿐만 아니라 동북부 일대에 많은 비가 쏟아진 탓에 항공교통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보스턴과 뉴어크를 비롯한 동북부 주요 공항들에서 모두 318대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하은선, 캐서린 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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