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가주 불자산우회 변함없는 후학사랑
2021-07-01 (목)
정태수 기자
꼭 15년 전인 2006년 7월 첫 토요일 오전, 북가주의 한인스님들과 재가불자들 100여명이 산에 올랐다. 샌프란시스코 페닌슐라를 따라 솟은 산과 산 이음길을 오전 내내 걸었다. 산길을 걸으며 자연의 법문을 들었다. 더러는 수원 스님(당시 여래사 주지) 형전 스님(당시 보리사 주지) 보광 스님(당시 전등사 주지) 등 스님들 앞뒤로 걸으며 법담을 나눴다.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를 전후한 며칠 말고는 늘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이 희미했던 북가주 한인불교계가 처음으로 가진 그날의 연합산행은 네 시간 행군 끝에 산 중턱 점심공양으로 마무리됐다.
그 점심공양은 새로운 시작이기도 했다. “우리도 한번” 하는 마음들을 내 어렵게 일궈낸 연합산행을 “어쩌다 한번” 산나들이로 끝내고 싶지 않은 마음들이 꿀맛 점심공양 내내 분출했다. 몇달 뒤 북가주산우회가 탄생했다. 소문난 산행매니아 무문 신규영 거사가 초대회장으로 추대됐다. 매달 첫째주 토요일 오전의 정기산행을 근간으로 하면서 셋째주나 넷째주 토요일의 중간산행, 타주 또는 타국 원정산행이나 야영을 겸한 산행 등이 도입됐다. 몇달이나 갈까 싶었던 북가주 불자연합 산행이 무려 15년 지난 지금까지 건재한 것은 갖가지 도전 속에서도 북가주산우회가 버팀목 역할을 잘해낸 덕분이다. 산우회의 산파역이자 조타수 역할을 해온 무문 신규영 회장의 공로 또한 간과될 수 없다. 그는 코로나사태로 지난해 초부터 산행 자체가 어렵게 된 가운데 회장직을 다시 맡아 근 1년 반동안 ‘산행 없는 산우회’를 이끌다 최근 수요산행 재개를 알렸다.
이런저런 재가단체들이 생겼다 사라졌다 반복하는 와중에 산우회가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을 훌쩍 넘기고 만 15년을 맞이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코로나 사태로 산행은 고사하고 집주변 나들이도 제한되는 등 ‘1년 넘는 산행가뭄’을 견뎌낸 것도 놀라운 일이다. 더욱 놀랄 일은 따로 있다. 산우회의 후학사랑이다. 신규영 초대회장 시절에 시작된 ‘산우회 장학생’ 제도가 지금껏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장학사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산우회 산하에 난곡장학사업위원회를 두고 있다. 작년의 경우 코로나로 산행길이 막힌 가운데서도 신 회장 등 뜻있는 회원들이 기꺼이 십시일반, 소정의 심사를 거쳐 선발된 벨몬트의 칼몬트하이 11학년 이준(영어이름 마이클) 군에게 후학사랑 듬뿍 장학금품을 수여하고 격려했다. 생명공학 전문가를 꿈꾸는 이군은 매달 둘째주 본보 불교면에 ‘청년불자 준이의 생각’이라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산우회가 올해도 후학사랑을 실천한다. 산우회는 최근 회원들에 돌린 알림장과 다음카페(https://cafe.daum.net/namooamitabool/FErp/426)를 통해 <2021년 장학생 선발공고>를 냈다. 선발대상은 북가주지역 고교재학생 중 10,11,12학년생으로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품행이 타의 모범이 되는 학생이다. 선발인원은 2명이다. 지원서류는 지난 학년도 학업성적표(official transcript), 영어로 쓴 자기소개서, 영어로 쓴 수필(제목: Korean War of 1950, 분량: 2-3페이지)이다. 서류접수처는 전자우편 ncbhg.scholarship@outlook.com이며, 접수마감일은 8월15일이다. 심사는 장학생 심사위원회에서 내부규정에 따라 이뤄지고 결과는 8월30일에 발표된다. 시상식은 선발된 장학생에게 추후 연락하여 공지되고 선발된 장학생에게는 소정의 장학금과 장학증서가 수여된다. 관련문의: 전화 510-793-2623(무문 거사), 전자우편(서류접수처의 전자우편과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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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