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바호 원주민, 델타변이 확산에 다시 공포에 휩싸여

2021-07-01 (목) 준 최 객원 기자
크게 작게

▶ 방역 사역 다녀온 백원일 목사 현지 소식 전해

▶ 대면 예배 재개했지만 참석 인원 소규모로 제한, 열악한 환경 탓에 방역 물품 지원 여전히 절실

나바호 원주민, 델타변이 확산에 다시 공포에 휩싸여

백원일 목사 사역팀이 나바호 자치구 원주민 교회 방역 작업을 마치고 원주민들과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백원일 목사 제공]

‘델타 바이러스에 소중한 가족 또 잃을까 두려워요’. 최근 나바호 자치구 방역 사역을 다녀온 백원일 목사가 원주민들이 다시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며 현지 사정을 전했다. 코로나 사태 초기 열악한 의료 환경 탓에 다른 지역에 비해 피해가 컸던 나바호 자치구. 백 목사에 따르면 최근 원주민들의 백신 접종이 거의 완료됐지만 델타 바이러스 확산 소식에 작년과 같은 피해가 다시 발생할까 봐 우려하는 주민이 다시 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가 급속도로 확산했던 지난해 5월 원주민들의 공포감은 극에 달한 바 있다. 당시 백 목사로부터 태권도를 배웠던 제자의 일가족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는가 하면 친척은 코로나로 사망하는 등 슬픈 소식이 속속 들려왔다. 원주민들은 병원, 약국, 마켓 등의 편의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치료는커녕 마스크 한 장 제대로 구하기 힘든 시기를 겪어야 했다. 그런데 최근 델타 바이러스 확산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주민들은 그때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아 아닌가 하고 밤잠을 설치고 있다.

백 목사는 지난달 24일 선교 단체 GMI 소속 회원, 방역 업체 이스턴 터마이트 신효섭 대표 등과 함께 7차 나바호 방역 사역을 실시했다. 사역팀은 6차 사역 때까지는 자치구가 전명 봉쇄돼 애리조나 주 플래그스태프에서 원주민 대표들을 만나 방역 물품을 전달했으나 이번 7차 사역에서는 일부 개방된 교회들을 대상으로 직접 방역 작업을 실시했다.


방역 작업이 실시된 교회는 숀토 지역의 나자레스 교회와 카얀타 지역의 램 오브 갓 처치 등으로 신 대표가 기부한 DSV 소독원액을 이용한 방역 작업이 이뤄줬다. 백 목사에 따르면 나바호 자치구 내 교회의 대면 예배가 최근 들어서야 재개됐지만 교회 규모에 따라 예배 참석 인원은 15명~2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예배에 목말라하던 원주민 교인들이 예배가 있는 날이면 삼삼오오 교회를 찾는다고 한다.

원주민 방역 사역 초기부터 방역 물품 후원과 방역 교육 사역에 참여해 온 신효섭 대표는 “처음 왔을 때보다 현지 사정이 나아진 것 같아 기쁘다”라며 “원주민들이 예전처럼 자유롭게 대면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돕고 싶다”라고 말했다. 백 목사 사역팀은 방역 작업 외에도 손소독제, 라면, 쌀, 마스크 등의 물품을 전달했으며 8월 초쯤 8차 선교 사역을 실시할 계획이다. ▶선교 후원 문의: 백원일 목사 (213) 219-0688.

<준 최 객원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