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립 완화 속 경제무역·대만 등 안보·국제질서·이란사태 논의할 듯”
▶ 칭화대 교수 “미중관계 본질 변해…양대 민족주의 국가의 공존이 핵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9년 만의 중국 방문이 이달 말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의 전문가들은 미중 관계가 대결 국면에서 벗어나 공존의 단계를 모색할 수 있다며 신중한 낙관론을 제기했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대 '현대 중국과 세계 센터'가 지난 6일 주최한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과 중동 위기 고조 등에도 불구하고 미중 관계의 미래가 낙관적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다웨이 칭화대 국제안보전략센터 소장은 "현재 미중 관계의 '상대적 안정성'은 이전 미 행정부들에서 위기와 정상외교가 반복되던 양상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중관계의 본질이 변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그 배경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적 후퇴"를 거론했다.
이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80년 동안 존중해온 국제 자유주의를 사실상 끝냈다"라면서 "미중 양국은 탈냉전 시대의 '애증 관계'에서 벗어나 이제 '민족주의 시대'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관계의 본질은 미국과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한 민족주의 국가라는 데 있으며, 이제 핵심은 양국이 어떻게 공존할지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과거 미국이 세계 최대 선진국으로서 월등한 우위에 있고 중국이 개발도상국이던 시절에 굳어진 미중 관계의 기존 틀이 중국의 급격한 부상으로 더는 유지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는 경쟁 관계에 있는 강대국이 포괄적인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지만, 양국도 서로 입장을 맞춰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올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만남이 여러 차례 이뤄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양국 정상은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외에도 하반기로 기대되는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을 통해 만날 수도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또 올해 11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12월 미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도 정상 간 만남의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는 양국 지도자 간 회담이 '재균형'이 필요한 세 가지 분야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고도 전망했다.
경제·무역 문제, 대만을 포함한 안보 이슈, 국제 질서를 꼽았다. 이란 문제도 최우선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정 미국 시턴홀대 협상 전문가도 이번 회담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은 갈등 관리의 측면에서 가치가 있다"라면서 "대화는 또 다른 관세 전쟁, 칩 전쟁, 기술 전쟁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승서강'(東升西降·동쪽은 흥하고 서쪽은 쇠퇴한다)에서 '상호 인정'으로 인식이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회담은 특히 중요하다"라면서 "평화적 공존이 유일한 합리적 선택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세미나에서는 대만 문제와 일본의 역할도 함께 다뤄졌다.
왕정은 "대만 문제는 이익에 기반한 갈등이 아닌 정체성에 관한 것"이라면서 "억제가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중국, 대만, 미국이 각각 '통일', '독립', '억제'라는 꿈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면서 "이러한 꿈들이 정당성을 지닌다고 생각할 때 사람들은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최근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중국을 '중국 본토'라고 부른 것을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 있어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했다.
라이 총통은 지난달 24일 한 공개행사에서 "대만과 중국 본토는 교류로 대립을 대신하고 대화로 대결을 대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만의 독립 성향 정치인들은 그동안 대만이 중국에 속하지 않는 별개 주권 주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중국 본토'(大陸)라는 표현 대신 '중국'이라고 부른다.
장원 난징대 국제정치학 교수는 역내 긴장 속 일본 태도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그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조만간 미국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장 교수는 일본 정부가 미중일 간 건강한 삼각관계를 지원하기 위해 보다 분별 있는 외교 정책을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예측 불가능한 시기에도 미중 간 대화가 작동하고 강대국들이 소통한다는 점은 지역을 안심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