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터뷰] “팬들이 살려낸 ‘정의’…액션으로 보답”

2021-06-16 (수) 12:00:00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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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분노의 질주’ 복귀 한인 배우 성 강

▶ 시리즈 9편서 캐릭터 ‘한’ 부활… 팬들 열광, 스피드 즐기는 자동차 매니아 “연기는 축복”

[인터뷰] “팬들이 살려낸 ‘정의’…액션으로 보답”

프랜차이즈 영화 ‘분노의 질주 9’에서 한으로 다시 돌아온 한인배우 성 강. [사진 Giles Keyte/유니버설 픽처스 제공]

“한의 귀환, 정의가 온다(#JusticeForHan)”

전 세계 영화팬들이 기다려온 액션 블록버스터 ‘분노의 질주 9’(Fast & Furious 9)이 다음 주말 개봉을 앞두고 있다. 수퍼카 행렬과 아찔한 속도, 시원하게 때려부수는 액션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된 극장 산업에 활기를 주게 될 ‘분노의 질주 9’은 캐릭터 ‘한’이 15년 만에 살아 돌아온다며 해시태그 #JusticeForHan이 소셜미디어를 도배했다.

‘한’을 연기한 한인 배우 성 강(49·한국명 강성호)은 밀려드는 인터뷰 요청으로 다시 도미닉(빈 디젤) 패밀리로 컴백했음을 실감한다며 “죽었던 캐릭터 한이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할리웃 드림을 함께 한 저스틴 린 감독 덕분”이라고 말했다.


2006년 ‘분노의 질주: 도쿄 드리프트’에서 전복된 차 안에서 함께 폭발했던 ‘한’은 형제를 구하기 위해 죽음을 불사한 영웅으로 팬들에게 추앙받았다. 스핀오프에서 잠깐씩 ‘한’이 등장할 때마다 팬들은 열광했다. 그리고 7년만에 저스틴 린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으며 죽었던 캐릭터를 살려내자 팬들은 어이없어 하면서도 ‘정의가 온다’며 한의 귀환을 반겼다.

성 강은 “나이가 든 ‘한’을 연기할 수 있음은 축복이다. 한과 함께 성장해온 내 인생을 녹이는 게 가능하다. 젊어서는 자아 발견 욕구가 강하지만 위기를 겪고 시간이 흐르면서 삶의 태도가 변하게 된다. 사회적 가치도 중요하고 무엇보다 이 영화의 주제인 ‘가족’을 모든 등장인물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프랜차이즈 영화로 성공하고 9편까지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스틴 린 감독의 데뷔작 ‘베터 럭 투모로우’(Better Luck Tomorrow·2002)에서 폭력적 성향을 지닌 ‘한’을 연기해 할리웃의 주목을 받았다. 성 강은 “아시안 아메리칸 영화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던 BLT의 한과 동일선상에 있는 인물이다. 감독이 애착을 갖는 인물인데 지금 같은 시기에 ‘한’이 가족 구성원으로 다시 돌아와 더 의미를 지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가족이 중요하듯이 커뮤니티도 중요하다. TV나 소셜 미디어에서 아시안 아메리칸이라는 커뮤니티가 대두되는데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차별을 당해봤다면 잊을 수 없는 상처임을 안다. 우리 아이는 절대로 겪지 않기를 바란다. 가슴 속에 상처가 되어 어두운 면을 갖게 되는데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내게는 사람들과 어울려 웃는 순간, 기쁨을 찾는 걸로 이겨냈다”고 말했다.

어려서 F1 파이터가 되고 싶었다는 그는 ‘분노의 질주’를 계기로 스피드를 즐기는 자동차 매니아가 되었다. 웹사이트 ‘성의 차고’(Sungsgarage.com)를 운영하고 전 세계의 자동차 매니아, 수퍼카 컬렉터를 초대해 팟캐스트 방송을 한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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