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정인 겨냥 원한범죄…일부는 총 안쏘고 살려줘
▶ 2016년 직장증오, 테러 글로 CBP에 구금
27일 산호세 시청 앞 플라자에서 수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전철 차량기지에서 일어난 총격 참사로 희생된 9명을 기리는 추모집회가 열리고 있다. <로이터>
산호세 산타클라라밸리 교통국(VTA) 경전철 총기난사가 무차별 총격이 아닌 특정인을 겨냥한 원한 범죄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6일 총격범 사무엘 캐시디(57)가 저지른 총기난사로 동료 9명이 사망한 가운데, 수사당국은 캐시디가 VTA로부터 징계심리를 받아왔으며, 총기난사는 무차별적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 피해자를 선별해 총을 쏜 원한 범죄로 보인다고 밝혔다.
산타클라라 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총격범이 사건현장의 한 지역 노조 간부에게 “당신을 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노조 간부는 총격범 캐시디(57)가 일하던 VTA의 직원이 아니었다.
VTA 직원 커크 버톨렛은 “(캐시디가) 특정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았으며 다른 사람들은 걸어서 지나쳤다. 어떤 사람은 총으로 쏴 쓰러트리면서 어떤 사람은 살려줬다”고 증언했다.
CBS뉴스에 따르면 캐시디는 5년전 직장 혐오와 테러리즘에 관한 글과 책을 소지한 혐의로 연방세관국경보호국(CBP)에 구금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6년 필리핀에서 미국으로 귀국하던 당시 VTA를 얼마나 혐오하는지 자세하게 적은 노트와 테러리즘을 주제로 한 책을 소지한 혐의로 구금됐었다.
그러나 당시 CBP 요원들에게 직장 동료들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VTA 기술직원으로 일하던 캐시디는 근무교대가 이뤄지던 26일 오전 6시 34분께 차량기지 내 건물 2곳에서 반자동 권총으로 동료들을 쏴 9명을 숨지게 했다. 그는 VTA B동 건물에서 총격을 시작해 A동 건물로 넘어갔다고 KRON4는 보도했다. 경찰이 출동하자 총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새로 공개된 VTA 현장 감시카메라에는 캐시디가 범행 전 주차장을 유유히 걸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범행 당시 총 39발의 총알을 쐈으며, 탄약이 장전된 탄창 12개를 불법 소지하고 있었다.
로리 스미스 산타클라라 카운티 셰리프국장은 사건 당일 현장에 투입된 폭발물 탐지견이 수사관을 캐시디의 사물함으로 인도했고, 그 안에서 폭발물을 만들 수 있는 재료와 기폭장치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어 왜 이 물건이 사물함에 있는지, 캐시디가 이 물건들로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등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또 화재가 발생한 총격범의 집에서는 탄약과 더 많은 것이 발견됐다고 스미스 셰리프국장은 밝혔지만 더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총격 사건 현장으로부터 약 13㎞ 떨어진 캐시디의 산호세 집에서 총격 사건이 신고된 지 3분 뒤 화재가 발생한 점도 의문으로 남아 있다. 당시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집은 크게 파손됐다.
이 화재가 어떻게 시작됐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스미스 셰리프국장은 총격과 동시에 화재가 발생하도록 어떤 종류의 장치가 작동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캐시디가 어떻게 총기를 구입했는지는 알려진 바 없다. VTA는 산타클라라밸리 일대에서 버스과 경전철 등 대중교통을 운영하는 공공기관으로 직원이 약 2천명에 달한다.
한편 지난 27일 산호세 시청 앞에서 총격 희생자 9명을 기리는 추모식이 열렸다. 칼트랜은 추모식 참석자들을 위한 무료 라이드도 제공했다. 일부 희생자 가족은 ‘고펀드미’를 통해 장례 기금 등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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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