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캐피털 힐 ‘분홍우산’사태 진압지휘관 강등 논란

2021-05-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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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아즈 경찰국장, 과격시위 촉발 책임 물어 부국장서 서장으로

캐피털 힐 ‘분홍우산’사태 진압지휘관 강등 논란

로이터

애드리언 디아즈 시애틀경찰국장 서리가 작년 6월 캐피털 힐에서 벌어진 과격시위의 진압 지휘책임자였던 경찰국 부국장을 서장으로 강등시켜 논란을 빚고 있다.

디아즈 국장서리는 26일 시의원들에게 보낸 공한에서 이름을 밝히지 않은 부국장에게 당시 사태의 책임을 물어 강등 조치했다고 밝혔다.

디아즈는 경찰관들에 최루탄 발사 등 작전을 직접 지시한 하위직 간부를 징계하라는 OPA(경찰감시 민간인 기구)의 권고를 2주일 전에 거부한 바 있다.


시애틀타임스는 3명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강등조치를 당한 사람이 스티브 허재크 부국장임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1993년부터 시애틀경찰국에서 근무해온 허재크는 그동안 순찰부장에서부터 국토안전부 차장에 이르기까지 여러 요직을 거친 끝에 3년전 부국장으로 승진됐었다.

‘분홍우산’ 충돌사건으로 불리는 당시 사태는 작년 6월1일 BLM(흑인인권존중) 시위의 한 참가자가 최루탄에 대비해 미리 펼쳐든 우산을 한 경찰관이 움켜잡은 데서 비롯됐다.

두 사람 사이에 줄다리기가 벌어지자 다른 시위자들이 가세했고 경찰이 그들을 향해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했다.

사태가 겉잡을 수없이 확대되자 경찰은 이를 폭동으로 규정했고 과격시위는 수주일간 계속됐다.

디아즈 국장서리는 당시 사태는 하위직 지휘관이 책임질 성질의 것이 아니라며 OPA 권고를 일축하고 허재크 부국장의 강등조치를 단행했다.

OPA의 권고가 무시된 것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총 433건 중 4차례에 불과하다.

디아즈 국장의 조치에 경찰국 안팎에서 비난이 일었지만 앤드류 마이어버그 OPA 국장은 “경찰국장의 특권”이라며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앤드류 루이스 시의원은 디아즈 국장서리의 서한에는 허재그 부국장이 당시 작전지시를 잘 못 내렸는지 아니면 직무를 태만히 했는지 등 처벌 원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며 OPA가 이 문제를 더 조사해 자세하게 밝히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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