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워싱턴주 토종늑대 100년만에 귀환

2021-05-2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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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부 캐스케이드 산맥 옛 서식지서 ‘티나웨이’ 무리 발견돼

워싱턴주 토종늑대 100년만에 귀환
목축업자들의 총과 덫에 사냥당해 거의 멸종단계에까지 몰렸던 워싱턴주 토종 늑대가 100여년 만에 다시 옛 서식지에 제 발로 돌아와 늑대 개체 수 회복에 서광이 비치게 됐다.

주정부 어류야생부(WDFW)의 늑대 전문가 벤 말렛츠키는 ‘티나웨이’ 토종늑대 무리가 중부 캐스케이드 산맥에서 발견됐다며 수령인 32M 늑대는 노쇠해 지난해 죽었지만 나머지 가족은 건재하다고 밝혔다.

말렛츠키는 티나웨이 무리의 서식지 주위에 목장이 많아 먹이 사냥이 용이한 만큼 총에 맞을 위험이 높고 지난 2014년에는 대형 산불로 서식지가 소실됐는데도 이들 무리가 용케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여름 주민들로부터 늑대 한 마리가 말 목장 주위를 서성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풀밭에 힘없이 누운 늙은 32M을 목격했다며 그가 간신히 일어나 45분간 반마일을 걸어 숲속으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말렛츠키는 얼마 후 레이더로 32M을 추적한 끝에 토굴 속에서 32M의 사체를 발견했다며 그의 두개골을 기념물로 보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망한 나이가 12살 정도로 추정돼 늑대로는 장수한 편인 32M은 무리와 함께 인근 목장을 습격하는 일이 거의 없어 목축업자들과 무리 사이에 일종의 ‘평화 대사’ 역할을 했다고 말렛츠키는 소개했다.

그는 32M의 자손이 북쪽으로 수백마일 떨어진 캐나다에까지 진출해 자리를 잡았으며 그중 2살 난 한 수놈은 홀로 동쪽으로 더 들어가 ‘나네움’ 무리를 창시했다고 덧붙였다.

말렛츠키는 32M이 노쇠해 가던 2019년 겨울 서식지 근처에 설치해놓은 카메라에 새로운 검은색 늑대가 잡히기 시작했다며 티나웨이 무리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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