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제니 더컨 시애틀 시장‘최대 위기’ 봉착

2021-05-1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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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기 텍스트 보존기간 30일로 제한해 중요 내용 말소

▶ “BLM 시위 당시 경찰국장 등과 나눈 내용 사라져”

제니 더컨 시애틀 시장‘최대 위기’ 봉착

로이터

<속보> 작년 여름 시애틀에서 BLM(흑인생명 존중) 시위가 정점에 달했을 무렵 제니 더컨 시장이 경찰국장 등 고위 관계자들과 나눈 중요한 텍스트 메시지가 그녀의 공무용 전화기에서 사라진 원인은 더컨 시장이 전화 텍스트를 30일 후에 자동적으로 말소되도록 세팅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워싱턴주 ‘열린 정부연맹’의 토비 닉슨 명예회장은 고위 선출직 공직자가 공문인 전화 텍스트를 30일 후 자동 폐기토록 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비난했다.

올가을 시장선거 후보 중 하나인 콜린 에코호크는 밥 퍼거슨 주 법무장관에게 더컨 시장의 ‘의심스러운 행동’을 즉각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더컨 시장이 사용한 아이폰은 텍스트 보존기간을 30일, 1년, 영구 등 3개중 택일하도록 돼 있지만 일반적으로 고위 공직자가 이 기준에 따라 텍스트 보존기간을 설정하는 것은 주 관련법상 부적절하다는 사실을 더컨 시장이 몰랐을 리 없다고 열린 정부연맹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더컨 시장의 전화기에서 사라진 텍스트는 2019년 8월말경부터 2020년 6월25일까지 분량이다.

이들 텍스트 중에는 작년 6월 캐피털 힐의 BLM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과 그에 이은 동부경찰서의 철수 등과 관련해 더컨 시장이 칼멘 베스트 당시 경찰국장 및 해롤드 스코긴스 소방국장과 나눈 메시지도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정부는 당시 소요사태와 관련해 여러 건의 소송을 당한 상태이다.

시장실의 스테파니 포마스 비서실장은 더컨 시장이 자신의 전화기에 수록된 메시지, 이메일과 공무일정 내용 등이 모두 자동적으로 백업돼 공문서 공개 요청자들에게 제공될 수 있는 것으로 믿어 왔다며 보존기간을 30일간으로 세팅한 것은 전혀 고의적인 의도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 문제를 독립적으로 조사한 외부 전문가는 더컨만이 아니라 베스트 전 경찰국장과 스코긴스 소방국장을 포함한 고위직 8명의 전화기에도 작년 6월이 포함된 상당 기간 동안의 텍스트가 저장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시 검찰국의 댄 놀티 대변인은 스코긴스의 텍스트는 암호를 잊어버려 잠긴 상태에서 지워진 것으로 밝혀졌지만 베스트 전 경찰국장의 텍스트가 사라진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주 관련법은 모든 공문기록과 선출직 공무원의 텍스트 메시지 및 공무와 관련된 대화 내용을 최소한 2년간 저장한 후 주정부 문서국으로 이관하도록 명시하고 이를 자의적으로 위반한 공직자는 중범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더컨 시장 전화기의 텍스트 실종을 처음 고발한 시장실의 공문서공개 담당 직원 스테이시 어윈은 이를 밝힌 직후 무급 정직처분을 받았고, 그녀를 지원한 동료직원 킴 페레이로는 보복이 두려워 사임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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