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에 백신 남아돈다ⵈ 접종 대상자 이제 ‘귀하신 몸’

2021-04-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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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량접종소 공급 수요 초과

▶ 루멘필드 8,000명분 확보했지만 예약자 3,000명 불과

시애틀에 백신 남아돈다ⵈ 접종 대상자 이제 ‘귀하신 몸’

로이터

워싱턴주에 배정된 코비드-19 백신이 한정돼 접종예약이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고, 예약해도 접종장소에서 몇 시간씩 기다려야했던 건 옛말이 됐다.

이젠 백신이 남아돌아 접종 대상자를 모셔와야 할 상황이다.

접종 우선순위의 모든 노인들을 포함해 워싱턴주 주민의 40%가 최소한 1차 접종을 마치면서 예약자가 부쩍 줄어들었다.


시애틀의 루멘 필드 이벤트 센터에 마련된 대량 접종장소는 30일에 쓸 8,000명분의 백신을 준비했지만 예약자는 28일 저녁까지 3,000명에 불과했다.

이 대량 접종장소에는 28일 낮 많은 사람들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으려고 줄을 섰지만 일부 접종 테이블과 접종 후 부작용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마련된 의자들은 비어 있었다.

미셸 로버츠 보건부 차관대행은 예약자가 줄어든 원인으로 백신접종장소가 늘어났다는 점, 백신접종을 거부하거나 주저하는 사람들이 여전하다는 점, 일부 지역에서 예상 외로 백신공급이 수요를 앞질렀다는 점 등을 꼽고 “하지만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들은 아직도 많다”고 말했다.

로버츠 차관대행은 백신접종률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최근 코비드-19 신규 확진자와 신규 입원자 비율이 주 전역에서 늘어나고 있어 제이 인슬리 주지사가 경고했듯이 제4차 유행이 닥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킹 카운티의 경우 지난 2주간 신규 확진자 비율이 인구 10만명당 236명, 신규 입원자 비율은 10만명당 5.7명인 것으로 분석됐다.

시애틀-킹 카운티 보건국에 따르면 이번 주 시애틀 지역 대량접종장소에 배정된 백신은 총 5만2,000회 분이었다.

이는 지난주보다 3배 늘어난 분량이다.


보건국은 접종예약 문이 활짝 열려 있음을 수차례 홍보했고 접종자들에게도 이를 이웃에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접종 우선순위에 따라 엄격하게 예약자들을 구분했던 초창기와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백신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시당국은 레이니어 비치와 웨스트 시애틀의 대량 접종장소에 찾아오는 60세 이상 자와 이들과 동행하는 16세 이상 자들에게 예약 없이 접종해주도록 조치했다.

이들 두 접종장소에서 남아도는 백신은 접종 팀이 공원이나 수퍼마켓으로 들고 가 희망자들에게 접종할 계획이다.

지난 28일 제니 더컨 시애틀시장의 안내로 루멘 필드 대량접종장소를 시찰한 사비어 베세라 연방 보건복지부 장관은 백신이 남아도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며 “백신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것을 걱정하는 날이야 말로 미국에 대단히 좋은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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