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퓨짓 사운드에도 새봄…고래, 바다사자 등 해양 포유동물 늘어나

2021-04-2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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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십년간 보호정책 덕분”

퓨짓 사운드에도 새봄…고래, 바다사자 등 해양 포유동물 늘어나

회색고래 /로이터

봄철엔 산천초목 뿐만 아니라 바다 생물들도 소생한다.

퓨짓 사운드와 그 북쪽 캐나다 접경의 샐리시 바다에 서식하거나 통과하는 각종 고래 등 포유동물들이 부쩍 많이 눈에 띈다.

해양학자들은 이 같은 현상이 계절이 바뀌어서라기보다는 이들 포유동물의 개체수가 지난 수십 년간의 보호정책 덕분에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한다.


오랜 기간 남획으로 거의 씨가 말랐다가 국제협약의 보호를 받아 1994년 멸종위기 명단에서 벗어난 회색고래는 북극해로 회귀하는 도중 퓨짓 사운드로 들어와 연안 개펄에 무진장인 유령새우를 포식해 ‘사운더’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들은 4개월간 12.5톤의 유령새우를 처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흘린 유령새우를 각종 바닷새들이 먹기 때문에 회색고래는 해조류의 번성에도 크게 기여한다.

해양학자들은 동북부 태평양의 회색고래 개체수가 약 2만 마리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퓨짓 사운드에서 회색고래가 흔히 눈에 띄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역시 남획으로 멸종위기에 몰려 2000년대까지도 샐리시 바다에서 보기 힘들었던 혹등고래(험프백)도 2010년까지 연간 7~8%씩 늘어난 후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해 현재는 고래사냥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한 조사기관이 밝혔다.

이젠 워싱턴주와 캐나다 밴쿠버BC의 업체들이 샐리시 바다에서 혹등고래 관광 보트를 운영할 정도이다. 10여년전엔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샌완 아일랜드 남단의 연안 바위에는 체중이 1,000 파운드가 넘는 바다사자들이 떼 지어 누워 햇볕을 즐긴다.

‘휘파람 돼지’라는 별명이 붙은 항구 돌고래들도 개체수가 몰라보게 늘어났다.


어른의 양팔 길이만큼 큰 항구 돌고래들은 1940년대 이후 자취를 감췄다가 과학자들도 알 수 없는 이유로 근래 되돌아오기 시작했다.

현재 퓨짓 사운드에 1만1,000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각종 물개와 돌고래가 늘어나면서 범고래인 ‘빅스’도 샐리시 바다에 자주 출몰한다.

이들은 1990년부터 2018년까지 개체수가 두 배로 늘어 500여 마리를 헤아린다.

이들은 지난 2017년 한 해에만 물개 1,000여 마리를 잡아먹은 것으로 추정돼 개체 수를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됐었다.

하지만 이들 해양 포유동물이 늘어나는 것이 마냥 좋은 일만은 아니다.

이들 모두의 기호식품인 연어, 특히 치누크 연어가 퓨짓 사운드에서 멸종위기를 맞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치누크 연어의 광팬인 퓨짓 사운드 터줏대감 오카(Orca) 범고래도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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