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삶과 추억-Obituary :“고 김광호 동문님의 영전에 바칩니다”

2021-04-09 (금) 07: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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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응남 서울대 미주동창회 회장

삶과 추억-Obituary :“고 김광호 동문님의 영전에 바칩니다”

신응남 서울대 미주동창회 회장(사진)

인생은 연습이 허용되지 않는 단막극입니다. 누구나 단 한 번의 리허설도 없이 엄숙한 인생이라는 무대에 오릅니다. 모든 것이 처음이며 대본도 없이 우리는 스스로 우리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이 인생이란 무대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정보가 하나 있습니다. 그 정보가 없다면 우리의 인생은 순식간에 남의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맙니다.

그 정보는 다름 아닌 나 자신에게 맡겨진 유일무이한 ‘배역’이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배역을 알고 그것을 완벽하게 연출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고유한 운명이며 그 임무를 발견하는 것이 곧 깨달음 입니다.


기원전 일세기 로마시대 정치가이자 사상가였던, 마르쿠스 키케로는 아테네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있는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책 ‘의무에 관하여’를 썼습니다.
죽음을 맞이할 자신의 운명을 예견이라도 한 것처럼, 마치 아들에게 유언을 하듯 최선의 삶이 무엇인지 그리고 도덕적 의무가 무엇인지를 그 책을 통해 아들에게 말해줍니다.

키케로는 아들에게 어떤 일을 수행하기 전에 다음 세 가지를 늘 숙고하라고 충고합니다.
첫째, 그 일이 명예스러운가? 둘째, 그 일이 정의롭고 유익한가? 셋째, 명예와 유익이 상충 할 경우 어느 것을 택해야 할 것인가?

키케로는 의무를 준수하는 것은 명예로운 삶, 그것을 무시하는 것이 수치이며 인간의 위대함이란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위한 헌신으로 나타날 때 비로소 완성되는 높은 가치라고 합니다.
그는 그의 책에서 이런 그의 깨달음을 전합니다.

“우리는 자신만을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일부는 조국의 소유이고, 다른 일부는 친구들의 소유입니다.”
오늘 내가 완수해야 할 임무, 내가 속한 공동체를 위한 나의 고유한 의무는 무엇입니까?

고 김광호 서울대학교 동문께서는 그가 속했던 가정, 교회, 사회, 조국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가 사랑했던 모교와 미주동창회 공동체를 위해 그에게 맡겨졌던 엄숙한 의무를 끝까지 성실하게 감당하셨습니다.

더하여 부친께로 부터 받은 “수신제가 인류복지”의 가훈을 금과옥조로 소중히 지킨 삶을 사셨습니다. 또한, 단 한 번뿐인 인생의 무대에서 당신에게 주어진 배역이 무엇인지 깨닫고, 완벽하고 아름답게 연출한 우리 모두의 잊지 못할 친구입니다.

이제 인생의 무대에서 내려와, 슬픔과 고통이 없는 하늘나라에서 평안한 영면을 누리십시오. 영생 복락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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