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워싱턴주 학생들 코로나 팬데믹에 정신건강 ‘위기’

2021-04-0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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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주후 학교재개 돼도 팬데믹 기간 쌓인 상처 회복 어려워

워싱턴주 학생들 코로나 팬데믹에 정신건강 ‘위기’

로이터

코비드-19 팬데믹이 1년간 지속되면서 워싱턴주 각급 학생들이 정신건강의 위기를 맞고 있다.

머지않아 학교에 돌아간다 해도 1년간 쌓인 정신적 상처는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시애틀 어린이병원엔 요즘 매일 밤 자살을 기도한 청소년 1~2명이 구급차에 실려 온다.


또한 매주 심리적 위기상태의 어린이 및 청소년 170여명이 응급실에 들어온다. 팬데믹 전의 50여명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전국적으로도 팬데믹 기간에 정신건강 문제로 응급실 신세를 진 12~17세 청소년이 3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팬데믹 전에도 어린이와 틴에이저들의 불안, 절망, 자살충동 등 정신건강 이슈는 계속 불거져 왔고 특히 유색인종 아이들 중에 두드러졌다.

보호자가 제대로 없는 극빈층 아이들이 많은데다가 학교에 갈 수도 없고 팬데믹에 더해 인종혐오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기 때문이다.

제이 인슬리 주지사는 지난달 청소년 정신건강 위기사태를 선포하고 학교가 이들의 심리안정에 지대한 역할을 감당한다며 주내 모든 학교가 오는 19일까지 문을 열도록 명령했다.

하지만 학교가 다시 문을 연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학생들의 고민을 풀어줄 심리상담관이 태부족 상태다. 현재 워싱턴주 학교에 고용된 심리상담관은 1,100~1,200명이다. 상담관 1명이 학생 1,000명을 담당하는 셈이다. 전국평균치는 상담관 1명당 학생 500~700명이다.


지난해 워싱턴주는 전국 청소년 정신건강 시스템 랭킹에서 꼴찌에 가까운 43위에 머물렀다.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재원은 우편번호(ZIP 코드) 별로 크게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워싱턴주 최대 규모인 시애틀교육구는 역시 워싱턴주 최대 규모인 킹 카운티 보건국 및 지역 의료기관들과 파트너십을 이뤄 정신건강 전문의를 학교에 상주시키고 있다.

반면에 농촌 등 변두리 교육구는 단 한명의 심리상담관도 별도로 고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워싱턴주에 정신건강 분야에서 고도로 교육 받고 훈련된 심리상담관 자체가 부족하다는 점도 난제이다.

결과적으로 학교 상담직원들은 정신건강의 위기를 맞고 있는 학생들을 찾아내 상담해주기 보다는 학업에 뒤쳐진 아이들을 찾아내 도와주는 일에 더 치중하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인슬리 주지사는 2021~23 회계연도 예산안에 학교 지원금으로 약 26억 달러를 배정하고 이 가운데 4억 달러를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포함한 ‘웰빙’에 쓰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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