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지역 한인 300여명 한목소리 “아시안증오범죄 중단” 외쳤다

2021-03-29 (월)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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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 9개단체 주최 시위서

▶ 시애틀 경찰국장ㆍ주 의원ㆍ시애틀심포니 CEO 등 연사로

시애틀지역 한인 300여명 한목소리 “아시안증오범죄 중단” 외쳤다

애드리안 디에즈(오른쪽에서 세번째) 시애틀 경찰국장 대행과 섀런 산토스(왼쪽에서 세번째) 주 하원의원등이 지난 27일 아시안증오범죄 규탄시위 연사로 참석해 시위를 주도한 한인사회 인사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주말 미 전역에서 아시안증오범죄를 규탄하는 집회 및 시위가 열린 가운데 시애틀에서도 한인 300여명이 모여 “아시안을 겨냥한 증오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시애틀한인회 등 시애틀지역 9개 한인단체가 지난 주말인 27일 오전 11시 시애틀센터에서 개최한 아시안증오범죄 합동 규탄시위에는 각 단체 회원은 물론 가족 단위의 한인들이 참석했다.

이날 시위는 시애틀한인회(회장 이수잔), 시애틀 늘푸른연대, 평통 시애틀협의회(회장 김성훈), 워싱턴주 한인상공회의소(회장 케이 전), 워싱턴주 한미연합회(KACㆍ회장 샘 조), 워싱턴주 한미변호사협회(KABAㆍ론 박), 워싱턴주 한미의료인협회(KAPHA), 한인 IT종사자 모임인 창발(Changbal), 워싱턴주 아시안입양인협회(AAAW) 등이 공동 주최했다.


한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한 가운데 중국과 인도인 등 아시안은 물론 미국인까지 동참한 이날 시위 참석자들은 ‘아시안 증오범죄를 멈춰라’, ‘증오가 진짜 바이러스다’, ‘증오가 아닌 사랑을’, ‘증오는 설 자리가 없다’, ‘증오범죄에 맞서라’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나와 구호를 외쳤다. 배마태씨가 이끄는 사물놀이패도 이날 시위에 참석해 우리 전통 풍물을 울리며 시위 분위기를 돋궜다.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미국내에서 아시안은 이제 주류가 됐다”면서 “아시안을 포함해 인종을 기반한 어떠한 증오범죄도 더 이상 용납돼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AC 회장 출신인 이승영 변호사가 사회를 본 가운데 진행된 이날 시위에는 유명인들이 연사로 총출동해 “이제는 아시안으로서 목소리를 높여야(Speak Up)할 때”라고 주문했다.

애드리안 디에즈 시애틀 경찰국장 대행, 섀런 산토스 워싱턴주 하원의원, ‘한인 사위’인 로드 뎀바우스키 킹 카운티 의원, 유진 조 목사, 스티븐 브라운 목사, 마이클 리 목사 등이 나왔다.

디에즈 시애틀 경찰국장 대행은 “시애틀 경찰국은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과 연대를 한다”면서 “시애틀시내에서는 어떠한 증오범죄도 용납되지 않으며 무관용 원칙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진 조 목사는 “미국에서 아시안증오범죄가 더 이상 발생하는 것을 목격한다면 이제는 우리 모두 ‘책상을 뒤엎어야 할 때’다”라고 강조했고, 스티븐 브라운 목사도 “오늘 시위는 우리 세대뿐 아니라 차세대를 위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샘 조 시애틀항만청 커미셔너, 피터 권 시택시 부시장, 마이클 변 ACRS 사무총장, 시애틀대학(SU) 강혜옥 교수 등 주류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2세들도 연사로 나와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에서 증오범죄는 용인될 수 없고, 이를 위해 우리 스스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리자 랭킨 시애틀교육구 이사, 크리쉬나 씨아가라찬 시애틀심포니 최고경영자(CEO), 재니스 찬 벨뷰시의원은 물론 한인 고교생인 캐서린 강양, 폴 권군, 시애틀 필리핀회와 중국계 지도자들도 나와 ‘아시안들의 연대’를 강조했다.

시애틀한인회는 이날 시위에서 ‘아시안증오범죄’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시애틀 한인사회가 주도해 이처럼 대규모 야외 집회를 개최한 것도 처음이고, 시애틀시 치안을 총괄하는 시애틀 경찰국장까지 연사로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시애틀 지역 주류방송인 Q13도 이날 한인단체 규탄시위를 취재한 뒤 보도하기도 했다.

이날 시위를 주도한 이승영 변호사와 줄리 강 시애틀한인회 차세대위원장은 “애틀랜타총격참사로 사망한 8명 가운데 아시안 여성 6명이고 이 가운데 한인여성이 4명이었는데 이들은 우리들의 어머니이자 누나이자, 언니이고, 할머니”라며 “더 이상 미국 땅에서 이 같은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우리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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