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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와 평화’ 한창완 대표] 슬픔 딛고 ‘따뜻한 한끼’ 전해요

2021-03-23 (화) 김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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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로 아버지 잃어... 한 대표와 어머니만 회복돼

▶ 3달만에 음식배달 서비스 재개

[’자비와 평화’ 한창완 대표] 슬픔 딛고 ‘따뜻한 한끼’ 전해요

자비와 평화 봉사자들이 음식 배달을 돕고 있다(왼쪽부터 한상수 회계사, 한창완 대표, 노상현 회계담당, 이태중 조리담당).

인종과 종교를 떠나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에게 따뜻한 음식을 제공해 주는 ‘자비와 평화(Mercy and Peace, 대표 한창완)’가 작년 12월에 중단했던 음식 배달 서비스를 3월 13일부터 다시 시작했다.

작년 성탄절 전에 마지막으로 음식 배달 서비스를 한 후 3개월 동안 봉사를 하지 못한 것은 한창완 대표의 가정 사정 때문이었다. 지난 12월, 코로나19라는 재앙이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그의 가정을 덮쳤다. 세 식구 모두 코로나19에 걸린 것이다. 다행히 한창완 대표와 한 대표 어머니는 회복됐지만 아버지는 지난 1월에 끝내 목숨을 잃고 말았다. 한창완 대표는 회복된 후에도 한동안 코로나19 후유증에 시달려 계속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한 대표는 1년여 동안 계속된 코로나 팬데믹으로 예전에 해오던 제약회사 관련 이벤트 비즈니스가 완전 폐업 상태에 이르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버지까지 잃었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봉사 활동을 시작했다. 13일 ‘자비와 평화’가 주소를 둔 산타클라라 성 토마스 병원 앞에서 전날 만든 450그릇의 설렁탕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이미 상당 부분은 전날 장애우와 독거노인들에게 배달된 상태였다.


처음에는 조그맣게 시작한 봉사가 점점 커져 ‘자비와 평화’라는 재단을 설립하고 정식으로 여러 사람들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지만, 가장 어려운 부분은 봉사요원, 특히 음식을 만드는 봉사요원이 부족하다고 한 대표는 말했다. 음식을 만드는데 12명, 배달을 하는데 8명이 활동을 하지만 실제 부엌에 나타나는 사람은 그 숫자에 훨씬 못 미친다. 모두 자신들의 직업이 있기 때문에 봉사 활동에 전적으로 매달리지 못하는 것이다.

그나마 3월 중순에 다시 봉사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푸드 뱅크(Food Bank) 소속으로 봉사요원 전부가 나이에 상관없이 백신을 조기에 접종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창완 대표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자신보다 더 불우한 이웃들을 돕는 봉사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비와 평화’는 작년 코로나 팬데믹 때는 몇 개월 동안 매주 음식을 만들어 배달했는데 지금은 2주마다 산호세 성당 조리실을 이용해 설렁탕과 삼계탕을 번갈아 만들어 베이지역은 물론 멀리 몬트레이와 스탁턴 지역까지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본보는 물론 여러 사람을 통해 봉사 활동이 알려지면서 한푼 두푼 기부금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재정적으로 쉽지 않고 봉사 인력도 부족한 상태이다. 한창완 대표는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하고 싶지만 현 인원으로는 물리적 한계가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자비와 평화’에 기부하거나 봉사를 할 사람은 www.mercyandpeace.org나 전화(408-641-8949)로 연락하면 된다.

▲후원금 보낼 곳: Mercy and Peace(1470 Halford Ave. Santa Clara, CA 95051)

<김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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