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투’로 퇴진했던 클래식 거장 러바인 별세

2021-03-18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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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트 오페라 40년 이끌어…동성 성추행 의혹 휘말려

`미투’로 퇴진했던 클래식 거장 러바인 별세
10대 남성 성추행 의혹 폭로로 불명예 퇴진했던 세계적인 지휘자 제임스 러바인(사진·로이터)이 별세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보도했다. 향년 77세. 주치의인 렌 호로비츠는 러바인이 지난 9일 팜스프링스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흐트러진 긴 머리에 늘 안경을 착용한 외모로 유명한 러바인은 레너드 번스타인 이후 가장 유명한 동시대 최고의 미국 지휘자로 꼽힌다. 최대 공연예술단체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이하 메트 오페라) 등에서 총 2,500회가 넘는 공연을 지휘한 마에스트로다.

‘미투’ 운동을 계기로 과거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기 전까지 그의 음악 경력은 그야말로 탄탄대로였다. 1943년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태어난 러바인은 일찌감치 ‘피아노 천재’라는 찬사를 받으며 불과 10살 때 피아노 솔리스트로 신시내티 심포니와 협연했다. 줄리아드음대를 졸업한 뒤 1963년부터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로 활약했다.


1971년 푸치니의 ‘토스카’ 지휘로 메트 오페라에 데뷔한 그는 1973년 메트 오페라의 수석지휘자로 승격했다. 1975년부터는 음악감독으로, 1986년부터는 예술감독으로 각각 활동 영역을 넓혔다.

40년 넘게 메트 오페라에 몸담으며 ‘메트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러바인을 향해 피터 겔브 총감독은 지난 2011년 NYT에 “그는 역대 최고의 예술가 중 한 명”이라면서 “그가 현대사에서 가장 위대한 오케스트라 중 하나를 창조했다”고 극찬한 바 있다.

러바인은 보스턴 심포니와 독일 뮌헨 필하모닉에서도 각각 음악감독을 지내는 등 대서양 양안을 오가며 활발한 음악 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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