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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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선물, 눈

2021-03-15 (월) 정기의 미동부한인스키협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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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화성에 착륙하면서 우리는 붉고 황량한 화성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었다. 화성 탐사의 가장 큰 목적은 물을 찾는 것으로, 제2 지구를 향한 인류의 도전인 것이다. 붉은 화성과 달리 지구의 색이 파란 이유는 2/3가 물이기 때문이다. 물은 자연이 선물한 생명의 근원인 것이다.

화성 착륙 소식이 전해진 지난 달, 지구는 온난화에 의한 자연재해로 세계 곳곳이 몸살을 앓았다. 북극이 따뜻해지면서 북극 한파가 남하, 세계 도처가 꽁꽁 얼어붙었다. 인도에서는 히말라야 빙하가 녹으면서 홍수가 발생, 댐이 붕괴되면서 수백명이 목숨을 잃었다. 텍사스주에서도 대규모 정전사태와 동상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잇따랐다.

이 같은 기후변화로 올해 뉴욕과 뉴저지를 비롯한 북동부지역 스키장들도 어려움을 겪었다. 2~3차례 폭설이 내렸지만 기온 상승으로 연이어 비가 내리면서 설질 등 스키 환경이 예년만 못해진 것이다.


더욱이 이상 기온이 이어지면서 내년, 그 후년 적설량도 예측이 힘들어진 상황이다. 이에 과거 자연설에만 의존해오던 스키장들도 인공설을 만드는 제설기 구비가 필수가 됐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과학자들의 예측과는 달리 우리가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기후 변화가 심화하면서 실내 스키장이 대안이 되고 있다. 스키 종주국들이 즐비한 유럽에서는 이미 실내 스키장이 여럿 운영 중이며, 미국에서도 2019년 12월 뉴저지주 버겐카운티에 실내 스키장이 처음으로 개장, 날씨와 상관없이 1년 내내 인공설에서 스키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실내 스키장은 도심에 위치해 실외 스키장과 달리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스키가 겨울 스포츠라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사계절 언제고 즐길 수 있는 레저 스포츠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외부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실내 스키장을 찾는 인구는 앞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눈과 겨울을 그리워하는 스키어들의 갈증이 조금이나마 해소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앞으로 인류가 얼마나 더 자연설을 보게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붉고 황량한 화성의 모습과 잦아지는 지구의 기후변화를 바라보며 한 명의 스키어로서 눈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자원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눈은 물과 같이 자연이 준 선물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환경을 아끼고 보호하는 스키어가 되길 바란다.

<정기의 미동부한인스키협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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