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기 살해 후 쓰레기통에 버린 엄마 23년만에 체포

2021-03-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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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크 시티 주유소 쓰레기통에 생후 이틀 된 아들 사체 버려

아기 살해 후 쓰레기통에 버린 엄마 23년만에 체포
지난 1997년 레이크 시티의 한 주유소 쓰레기통 안에서 사체로 발견된 갓난아기의 어머니가 23년 만에 유전자 계보학을 이용한 새로운 수사기법으로 체포돼 킹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됐다.

당시 킹 카운티 검시소는 1997년 11월20일 발견된 이 아기가 이틀 전에 태어나 곧바로 살해된 후 유기된 것으로 결론지었다.

하지만 이 사건의 수사는 미궁에 빠졌고, 아기는 이듬해 1월 시애틀의 갈보리 묘지공원에 매장됐다.


묘비엔 ‘무명 남자아기(Baby Boy Doe)’라고 표시돼 있다.

이 사건을 2018년부터 추적해온 시애틀경찰국의 롤프 노턴 살인사건 형사는 당시 쓰레기통 안에 버려졌던 태반의 혈액에서 당시 27세였던 산모의 DNA를 채취했지만 연방수사국(FBI)의 ‘통합 유전자 검색시스템(CODIS)’에 일치되는 DNA를 찾지 못해 수사가 진척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주의 저명한 계보추적 전문가인 바바라 레이-벤터의 도움을 받아 ‘Boy Doe’의 어머니를 최근 찾아내게 됐다고 노턴 형사는 설명했다.

레이-벤터는 20여년간 캘리포니아주를 공포에 떨게 했던 소위 ‘골든 스테이트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전직 경찰관이 2018년 체포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이듬해 타임 매거진에 의해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에 선정됐었다.

레이-벤터는 태반에서 채취한 산모의 DNA를 일반 계보추적 사이트인 GEDmatch 등에 올려 일종의 ‘족보 나무’를 형성했고, 형사들은 이를 근거로 각 용의자의 DNA를 일일이 대조한 끝에 현재 50세 된 ‘Boy Doe'의 어머니를 찾았다고 노턴 형사는 설명했다.

하지만 노턴 형사는 이 여성이 아직 형사범으로 정식 기소되지 않았다며 신원이나 범행동기 등을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킹 카운티 검찰은 이 여성이 12일 법원에 출두해 첫 인정신문을 받은 후 16일까지 기소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주 형사법에 따르면 일반 살인사건의 경우 공소시효가 3년이지만 중범죄 살인의 경우는 공소시효가 없다.

영아 살인사건 전문가인 산타 클라라대학 법대의 미셸 오버만 교수는 ‘보이 도’의 어머니는 일반살인 혐의로 기소돼야 할 개연성이 많다고 말했다.

그녀는 “인간의 생명을 빼앗은 행위는 형사법상 정의로 대응해야할 필요가 있지만 이 사건의 경우 중형을 수반하는 과도한 기소는 오히려 무책임한 처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시애틀타임스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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