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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리랑 연주는 한국인 뿌리 찾아가는 과정” 입양인 출신 장인수 교수

2021-03-11 (목) 12:00:00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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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앨범 화제

▶ 팬데믹·증오범죄 등 사회상 반영…전통 아리랑 재즈편곡 연주 눈길

[인터뷰] “아리랑 연주는 한국인 뿌리 찾아가는 과정” 입양인 출신 장인수 교수
[인터뷰] “아리랑 연주는 한국인 뿌리 찾아가는 과정” 입양인 출신 장인수 교수

사회상을 반영한 재즈 앨범을 낸 호프 칼리지 음대에서 조던 벤헤머트(장인수) 교수(위쪽)와 앨범 커버.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에 대한 음악적 외침이죠”

색서폰 연주자인 한인 입양인 조던 밴헤머트(한국명 장인수) 박사가 코로나19 팬데믹, BLM 흑인민권운동, 그리고 아시안을 겨냥한 인종 증오범죄 등 최근 사회상을 반영한 디지털 앨범을 출시, 화제가 되고 있다.

앨범 타이틀은 조던 밴헤머트 5중주단의 ‘I Am Not a Virus’(나는 바이러스가 아니다)로, 한국 민요 ‘전통 아리랑’을 아메리칸 재즈로 편곡한 연주곡들이 마지막 트랙을 장식하고 있다. 재즈 평론가이자 역사학자인 스캇 야노우는 사회적 이슈를 음악으로 녹여낸 매우 인상적인 연주라고 호평했다.


어릴 적 미국에 입양된 그는 “아리랑 연주는 한국인의 뿌리를 다시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학교 밴드로 활동하면서 처음 ‘아리랑’ 연주를 접했다. ‘한국 민요의 변주’라는 밴드곡이었는데 아리랑 연주를 들으며 한국인의 긍지가 가슴을 뜨겁게 했고 이후 특별한 노래 ‘아리랑’을 색서폰과 피아노로 연주하길 즐겼다”고 밝혔다.

이 앨범에는 그가 작곡한 타이틀곡 외에 ‘앞서가는 길’ ‘가을 노래’ ‘비무장을 위한 정의’(Black Lives Matter) ‘모먼트’ ‘평온한 바다’ 6곡과 아리랑 연주 2곡이 수록돼있다. 색서폰 연주는 직접 했으며 트럼펫 연주자 랍 스미스, 피아니스트 리사 성, 베이시스트 가즈키 타케무라, 드러머 앤디 윌락이 함께 했다.

그는 “뮤지션으로 음악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회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음을 증명하고 싶었고 개인적으로는 ‘아리랑’ 연주를 통해 한국인의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을 내세우고 싶었다”고 밝혔다.

미시간 주립대와 일리노이 주립대 어바나-샴페인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호프 칼리지 음대 교수로 색서폰과 재즈를 강의하고 비영리단체 홀랜드 콘서트 재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다.

제니스 색서폰 4중주단, 브래들리 대학 재즈 앙상블 등으로부터 위촉받아 다수의 재즈곡을 작곡, 연주한 그는 2019년 한인 재즈 피아니스트 리사 성씨와 함께 조던 밴헤머트 5중주단을 결성했다. 재즈라는 장르에 접목시킨 전통 아리랑 연주로 자신의 정체성을 표출하고 싶었다는 그는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문화를 알아가며 아리랑에 담긴 한국인의 정서를 깊이 이해하려 노력했다.

그는 “2020년 역사상 전례없는 위기인 코로나19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아시안을 향한 부당한 적대감이 조성되고 전 세계적으로 아시안 혐오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대혼란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음악적 반박으로 세상을 향해 반격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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