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워싱턴주 공화당원들 ‘엑소더스’ … 연방의사당 난입사건 후

2021-03-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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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탄핵 찬성한 뷰틀러 의원의 남서부 선거구 주목

지난 1월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폭도들의 연방의사당 난입사건 이후 전국 25개 주에서 공화당원 14만여명이 탈당했다.

이웃 오리건주에서도 당원 1만1,000여명이 공화당과 손절했다.

워싱턴주에선 유권자 등록과정에서 소속정당 기재를 의무화하지 않아 얼마나 많은 공화당원이 당과 결별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공화당 텃밭인 남서부 지역에서 온건파 공화당원들이 선택하는 방향에 따라 내년 중간선거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밴쿠버 컬럼비안 지가 분석했다.

이미 그런 조짐이 보이고 있다. 6선 공화당의원인 제이미 헤레라 뷰틀러(배틀 그라운드)가 연방하원의 트럼프 탄핵소추에서 찬성표를 던진 후 지역 선거구위원회(PCO)가 뷰틀러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내고 내년 예선에서 다른 후보를 밀기로 뜻을 모았지만 뷰틀러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PCO 위원인 말린 아담스는 뷰틀러 의원이 탄핵과정에서 취한 ‘대국적 자세’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녀가 규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며 “트럼프는 유죄판정을 받아야 마땅했다”고 주장했다.

클라크 카운티의 전 공화당 의장인 브렌트 보저는 선거구위원회가 뷰틀러 규탄성명을 낸 것은 놀랄 일이 아니라며 “선거구위원들이 대부분 트럼프 지지자들이므로 트럼프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저는 10여년전 극단주의 공화당원들이 늘어나는 것을 우려해 의장직에서 사퇴했었다.

보저는 자신을 여전히 공화당원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공화당 후보를 찍겠다고 밝혔다.

그는 온건파 당원으로서 마지못해 트럼프를 찍었지만 당내에 자신 같은 온건당원들을 수용할 공간이 있을 것이라며 자신이 민주당원으로 전환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몰매 맞을까봐 겁난다’며 익명을 요구한 한 밴쿠버 유권자는 평생 공화당 후보만 찍다가 2016년 처음으로 다른 후보를 찍었다며 “자유무역, 공개 경제정책, 작은 정부 등은 더 이상 공화당 정책이 아니다. 이대로 계속된다면 나도 옛날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화당이 싫어서 지난해 뷰틀러도 처음으로 찍지 않았다며 트럼프를 탄핵한 그녀를 앞으로는 다시 찍겠다고 덧붙였다.

정계 관계자들은 공화당 공식 조직 밖에서 트럼프에 충성하지 않았던 일반 당원들은 지난 몇 년간 정치적 고향의 상실감에 허전함을 느껴왔다며 이런 부류의 당원들은 뷰틀러의 트럼프 탄핵 찬성투표를 지지하며 그에 따라 그녀의 7선에 서광이 비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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