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삭 감독이 지난달 28일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화상 연결을 통해 딸을 안고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는 장면. [로이터]
<대제목> 우둔해 보이는 ‘폴’ 통해 기독교 희생과 사랑 정신 배웠다
<소제목> 미나리 정이삭 감독, ‘영화 속 폴 통해 기독교 메시지 전하고 싶었다’
‘나에게는 희생과 사랑이 진정한 아메리칸드림입니다 ’. 영화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영화의 메시지를 재조명했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영화는 1980년대 미국 아칸소주 농촌으로 이민 온 한 한인 가정과 그 뒤에서 보이지 않게 헌신한 한국 할머니의 이야기다.
정 감독은 최근 크리스천 포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영화 속 한 인물을 더 거론하며 영화를 통해 전달하려고 했던 메시지는 다른 사람의 ‘희생과 사랑’으로 실현된 아메리칸드림이란 점을 강조했다. 정 감독이 소환해낸 인물은 영화 속 폴(본명 윌 패튼)이다.
이웃 주민인 폴은 농장을 일구려는 아버지 제이콥에게 자신이 사용하던 농기계를 파는 장면에서 등장한다. 이후 제이콥 가정의 일꾼이 된 폴은 농장 일을 헌신적으로 도우며 제이콥의 가족을 위해 기도하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나온다.
자전적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정 감독은 “영화 속 폴은 실제로 우리 가족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라며 “폴은 ‘세상의 지혜로운 사람을 부끄럽게 하시기 위해 어리석고 약한 사람을 택하신다’라는 성경 말씀을 생각나게 하는 실존 인물”이라고 폴을 소개했다.
정 감독은 또 “그리스도로 충만한 폴은 우리 가족에게 이웃 사랑의 참된 의미를 가르쳐줬다”라며 “때로는 마을 사람들이 폴의 행동을 비웃기도 했지만 그는 우리를 진짜 가족처럼 대해줬다”라고 폴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정 감독은 폴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기독교적 메시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기독교인이라면 당시 우리 가족처럼 소외된 이웃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는 정 감독은 “폴을 통해 남부 백인 기독교인에 대한 일반적인 관념을 깨고 진정한 기독교 정신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영화의 중심 주제에 대해서 정 감독은 “영화 속 할머니와 폴처럼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 때문에 우리가 존재할 수 있다”라며 “그들에게 감사하는 것이 진정한 아메리칸드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