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은 지금…갈등을 해소할 사회적 피뢰침이 필요하다

2020-12-08 (화)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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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가 몰아치면 비와 바람 소리가 두렵고 집안 깊숙이 숨어 있어도 벼락 소리는 정말로 무섭다. 번쩍이는 번갯불과 함께 내려치는 벼락 소리는 땅 마저도 진동하게 만든다.

지금의 인류야 이런 벼락을 피하여 안전한 건물 안에 대피를 할 수 있지만, 1752년 미국의 벤저민 프랭클린 대통령이 피뢰침을 발명하기 전까지는 신의 심판이라 여겼던 벼락은 정말 두려운 것이었다.

벼락은 높고 아주 뾰족하게 모가 날수록 잘 맞는다는 것을 파악하게 된 인류는 모든 건물의 꼭대기에 아예 뾰족한 침을 미리 달아서 벼락이 치면 땅속으로 전류를 흘려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과학적인 발견 이전에도 우리의 조상들은 뭔가 튀어나오고 모가 져 있으면 벼락을 잘 맞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모진 놈 옆에 있다가 벼락 맞는다는 속담이 오래전부터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어렸을 때 어른들은 늘 귀에 못이 박히게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했다. 남의 화를 돋우는 가시가 돋친 모진 말, 싸움을 일으키는 행동과 같은 모진 짓을 하지 말고, 또 그런 모진 행동을 하는 사람들 옆에도 가지 말라고 하셨다. 모진놈을 피해서 벼락을 피하라고는 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어울려 얽히고 섥혀 살고 있는 사회에서도 뭔가 피뢰 침의 역할이 있지 않을까?

언제나 남에게 온화하고 듣기 좋은 말을 하고 싸움을 하러 온 사람도 잘 설득하고 싸움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도 잘 설득하여 서로 화해하게 해주는 인간 사회의 피뢰침 같은 것이 있지 않을까? 물론 분쟁을 해결하기 위하여 법이라는 것이 있고 법으로 분쟁을 중재하기도 하지만 법은 심판의 역할이 더 강하기에 진정한 피뢰침의 역할로 보기에는 어렵다.

오히려 사회적 예의와 범절, 도덕을 바탕으로 하는 인간됨의 교육이 인간들의 갈등을 방지하는 사회적 피뢰침으로서의 역할에 더 가깝지 않을까?

인류는 지금 학교라는 방식을 통하여 엄청난 교육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의 내용을 자세히 보면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고, 부모와 자식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 더 나아가 나와 다른 인종이나 민족과의 관계를 어떻게 잘 해야 하는 가에 대한 인문학 적인 교육이 별로 없다.

인간 중심의 철학을 기본으로 하는 인문학이 없는 지식 교육은 인간을 더욱더 모진 인간으로 교육시키고 있다.

부부관계에 대한 관계 설정을 못하니 가정폭력이 그치질 않고,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 설정을 못하니 아동폭력과 부모폭력이 그치질 않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설정을 못하니 차이를 차별로 만드는 모진 인간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차별을 정당화하고, 심지어는 국가 정책으로까지 만들려고 하고 있다. 이런 사회의 연속은 모진 사회를 더욱더 가속화한다.


인류는 벌써 이런 모진 자들이 어떻게 인류를 파괴했는지 역사적인 경험을 했다. 히틀러의 나찌,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일본의 군국주의 파시스트들은 자신들만 위대하다는 광적인 집착으로 타인종과 이웃나라의 수많은 목숨들을 파리 목숨처럼 죽이는 살육 행위를 하였다.

이런 자들의 준동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시민들의 행동이다. 가정과 사회에서, 먼저 부부의 관계와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합의하고 지킬 것인지 고민하고 논의하고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식만이 아닌 참되고 현명한 인간을 위한 교육정책 만들기, 대결과 차별을 선동하는 모진 정치인들이 의회에 발붙이지 못하게 감시하고, 의회에서 인간에 의한 모든 차별을 금지하는 법을 강화하고 새로운 세대들에게 교육하게 하는 것이 인간 사회의 대결과 분쟁을 멈추게 하는 피뢰침을 세우기 위한 노력이 아닐까?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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