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프(PGA) 투어 사상 최초로 아시아 국적의 신인상 수상 기록을 남긴 임성재(22)가 또 하나의 아시아 남자 골프에 이정표를 세웠다.
임성재는 15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천475야드)에서 열린 제84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1천150만달러)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한 임성재는 캐머런 스미스(호주)와 함께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의 20언더파 268타와는 5타 차이가 났다. 공동 2위 상금은 101만 2천달러(약 11억 2천만원)다.
임성재는 이로써 '명인 열전'으로 불리는 마스터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첫 아시아 국적 선수가 됐다.
아시아 선수로 이 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는 지난해까지 2004년 3위에 오른 최경주(50)였다.
3라운드까지 존슨에 4타 뒤진 공동 2위였던 임성재는 한국 선수 최초로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로 이날 4라운드를 시작했다.
경기 초반에는 존슨을 1타 차까지 압박하며 역전 분위기까지 띄웠다.
존슨이 4, 5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써냈고, 임성재는 2, 3번 홀에서 연달아 2m가 안 되는 거리에서 버디를 잡아냈다.
특히 존슨은 현재 세계 랭킹 1위지만 메이저 대회 3라운드까지 선두였을 때는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징크스가 있는 선수였다.
이 대회 전까지 2010년, 2015년, 2018년 US오픈과 올해 PGA 챔피언십까지 네 차례나 3라운드 선두를 마지막 날 지키지 못했다.
그러나 임성재에게는 6번 홀(파3)이 뼈아팠다. 이 홀에서 약 1.2m 짧은 거리의 파 퍼트를 놓쳤고, 반면 존슨은 그보다 조금 더 먼 2m 버디 퍼트를 넣고 순식간에 3타 차로 달아났다.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임성재는 7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겨 벙커로 향하면서 또 보기가 나왔다.
1타까지 좁혔던 간격이 다시 4타로 벌어지면서 맥이 풀렸고, 결국 이 간격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다시 좁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아시아 국적 최초로 PGA 투어 신인상(2019년)에 이어 올해 마스터스에서 아시아 국적 선수 최초 준우승까지 일궈낸 22세 임성재가 앞으로 어떤 업적을 더 쌓아나갈지 골프 팬들의 기대감이 커져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