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 위안부소설 UW서 영어로 출간 화제

2020-09-24 (목)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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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루스 풀턴ㆍ윤주찬씨 부부 <한 명> 영역 출간

▶ 이민사편찬회, 27일 번역작가 온라인으로 초청

한국 위안부소설 UW서 영어로 출간 화제
한국의 화제작인 김 숨 소설가의 장편소설인 <한 명>이 영어로 번역돼 워싱턴대학(UW) 출간돼 화제다.

소설 <한 명>은 한국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적 이슈였던 ‘위안부’ 문제를 본격적인 문학 작품으로 이끌어낸 작품이다.

번역 주인공은 시애틀에 살면서 각종 한국 문학작품을 영어로 번역해 한국 문학의 세계화에 헌신을 해오고 있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UBC) 한국문학담당 브루스 풀턴 박사와 윤주찬씨 부부(사진)다.


이들 부부는 40년이 넘는 세월동안 조정래의 장편소설 <정글만리>를 포함해 수많은 한국 문학을 영어로 번역해온 작가들이다.

풀턴 박사 부부는 자신들의 32번째 작품으로 지난 15일 UW 출판부를 통해 <한 명>을 란 제목으로 번역해 세상에 내놨다.

이 책은 현재 UW출판부(https://uwapress.uw.edu/book/9780295747668/one-left/)와 아마존(https://www.amazon.com/One-Left-Novel-Kim-Soom/dp/0295747668) 등 온라인은 물론이고 오프라인 서점에서 권당 19.95달러에 팔리고 있다.

한국에서도 위안부 문제를 다룬 첫번째 장편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이 영어로 번역되면서 한국과 일본은 물론 UN에서도 늘 현안이 되고 있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실상과 관심을 영어권 독자들에게 알리는데 남다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에다 올해 김현문학패 수상작가인 김 숨의 9번째 장편소설인 <한 명>은 지난 2016년 한국서 출간됐다.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계층을 집중적으로 탐구해온 김 숨 작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실제 증언을 재구성해 완성해낸 작품이다.

위안부의 존재는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을 시작으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20만명이 강제 동원돼 성노리개로 유린당하고 그중 겨우 2만명만이 살아 돌아왔으며 2020년 현재 그분 가운데 16명만이 생존해 있을 뿐이다.

이 소설은 시간이 흘러 생존한 위안부 피해자가 단 한 명뿐인 어느 날을 시점으로 출발한다. 자신이 위안부였음을 밝히지 않고 살아온 어느 ‘한 명’의 위안부 할머니가 주인공이다. 80여 년 전 열세 살 소녀였던 그녀는 마을 강가에서 다슬기를 잡다 난데없이 나타난 사내들에게 잡혀 만주로 끌려간다. 그날 이후, 강제로 끌려온 다른 소녀들과 함께 일본군에 의해 육신을 난도당하는 성적 학대와 고문을 당한다. 새 고무신도 주고 흰 쌀밥도 배불리 먹여준다고, 간호사를 시켜준다고, 야마다공장에 실을 풀러, 돈을 많이 준다고 해서 따라간 데가 지옥일 줄 소녀들은 모르고 그렇게 끌려갔다.


그 참혹의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그녀는 아픈 기억을 영원히 짊어진 채 고향으로 되돌아오지만 끔찍한 트라우마로 수치심과 모욕감만을 안고 살아간다. 살아있어도 이미 죽은 자로 긴 세월 자기 자신의 정체성마저 잊은 채 숨죽이고 살아가던 어느 날 TV를 통해 공식적인 위안부 피해자가 한 명밖에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그녀는 이제야말로 세상에 혼자 남는다는 두려움을 느끼며 지금껏 숨겨왔던 자신의 존재를 밝혀야겠다고 결심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김 숨 작가에 주목해왔던 풀턴 박사 부부는 위안부를 다룬 작품이 나오자마자 번역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뒤 미투운동이 한창일때 ‘PEN/Heim’이란 번역기금을 받아 작업에 나서 이번에 완성해 출판을 하게 됐다. 한인이민사편찬회(회장 강영수)와 타운홀시애틀은 출간을 기념해 이번 주말인 27일 오후 6시 풀턴 박사 부부를 초청해 온라인(https://townhallseattle.org/event/bruce-and-ju-chan-fulton-livestream/)으로 강연회를 개최한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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