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킹 카운티, 코로나 팬데믹에 가정폭력도 ‘쑥’

2020-09-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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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콕’ 장기화하면서 사례도 급증해 우려돼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이 장기화함에 따라 주민들이 ‘집콕’하는 기간도 늘어나면서 킹 카운티에 가정폭력 사례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킹 카운티 검찰국의 가정폭력 담당 데이빗 마틴 차장검사는 팬데믹 초기였던 3~4월에 급증했던 가정폭력 사건이 5~7월엔 소강상태였다 요즘 다시 증가추세를 보인다며 “이젠 팬데믹(바이러스) 안에 또 다른 팬데믹(가정폭력)이 만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틴 검사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가족, 특히 부부나 동거인 사이에 관계가 틀어지면 폭력행위가 따르기 쉽고 집안에 총기가 있을 경우 극단적인 사태로까지 발전하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가정폭력 가해자가 직접 연루된 살인사건이 지금까지 24건 발생했다며 “가정폭력 현장에 총기가 있을 경우 살인사건이 발생할 확률은 500%나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마틴 검사는 KIRO-7 방송과 인터뷰에서 자신도 어렸을 때 가정폭력이 있는 가정에서 자랐다고 털어놓고 경찰이 다녀간 뒤 아버지가 한동안 잠잠하다 더 심하게 재발하곤 했다며 자신이 성장기에 큰 충격을 받았지만 남들에게는 밝히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킹 카운티의 검찰, 경찰, 법원 등이 가정폭력 사건을 취급하는 방법도 바꿔 놨다. 종전에는 피해자가 보호신청을 하려면 법원에 직접 출두해 판사를 만나야 했다. 절차가 하루 종일 걸릴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를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다.

킹 카운티 성폭행 구조센터의 매리 엘렌 스톤 담당자는 종전에는 가정폭력 피해자가 시애틀 다운타운이나 켄트에 있는 소관 법원에 여러 번 출두하느라 직장을 쉬어야 하는 등 장애물이 많았고, 가해자도 행방이 묘연해 법원에 세우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고 말했다.

마틴 검사는 제이 인슬리 주지사의 긴급 행정명령 덕분에 이젠 사법기관들이 가해자에게 피해자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문자 메시지 명령을 보낼 수 있고 청문회도 쌍방간에 법원출두 없이 가상으로 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정폭력을 자신이 직접 겪거나 남이 겪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전국 가정폭력 핫라인(800-799-7233)으로 전화하고 상황이 급할 경우 911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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