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챔피언 오사카 나오미(23·일본)가 올해 1월 헬리콥터 사고로 세상을 떠난 '농구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의 유니폼을 입고 우승 세리머니를 했다.
13일 미국 뉴욕에서 끝난 US오픈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정상에 오른 오사카는 우승을 확정한 뒤 약 4시간 후에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사진 한 장을 게시했다.
코비 브라이언트의 유니폼을 입고 US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 사진에 '매 경기가 끝나면 이 유니폼을 입었다'며 '이 유니폼이 내게 힘을 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이라는 설명을 함께 붙였다.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에서 뛰며 '마이클 조던의 후계자'로 불린 브라이언트는 올해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상공에서 딸 지아나와 함께 헬리콥터를 타고 이동하다가 추락 사고로 숨졌다. 그의 나이 42세였다.
브라이언트 생전에 그와 친분을 유지하며 멘토로 삼아온 오사카는 우승을 차지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아마 그가 자랑스러워할 것 같다"며 "그의 유산들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오사카는 "그의 기대에 걸맞은 사람이 되고 싶다"며 "그는 내가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도 미래에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아마 시간이 지나면 그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브라이언트에 대한 추모의 뜻을 밝혔다.
우승을 확정한 이후 코트 바닥에 누워 한동안 하늘을 바라보는 세리머니를 펼친 오사카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다른 훌륭한 선수들도 코트 바닥에 누워 하늘을 쳐다보곤 했는데 나도 그들이 바라보는 광경을 보고 싶었다"며 "매우 벅찬 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대개 우승을 확정한 직후 그대로 코트 위에 쓰러졌던 것과 달리 오사카는 천천히 코트 가운데로 걸어 나와 천천히 누운 것이 여느 선수들과 차이점이었다.
그는 우승 직후 코트 위 인터뷰에서는 "매치 포인트를 따낸 직후 코트 위에서 쓰러지면 다칠 수 있어서 나는 안전하게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 공식 기자회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인해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