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 고용시장 회복에 ‘빨간불’ 켜져

2020-09-1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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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규실업수당 청구 2주 연속 88만건 머물러

▶ 계속 실업수당 청구는 오히려 9만건 증가해

미국 신규 실직자 수가 예상과 달리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고용시장 회복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노동부는 10일 지난주(8월 30일∼9월 5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88만4,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주와 동일한 수치로 2주 연속 100만건을 밑돌았다. 전주 청구 건수는 종전 발표한 88만1,000건에서 3,000건 상향 조정됐다.


이날 발표된 수치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85만건도 다소 웃돌았다.

최소 2주간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339만건으로 직전보다 오히려 9만3,000건 증가했다.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블룸버그 전망치 1,290만건보다 많았다. ‘계속 실업수당 청구’가 많다는 것은 완전한 고용 형태를 유지하지 못해 실업수당에 의지하는 미국 근로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다.

기존 실업수당 청구 자격이 없는 독립 계약자나 '긱 근로자'(고용주의 필요에 따라 단기 계약을 맺고 일하는 임시직 근로자) 등을 지원하기 위한 '팬데믹 실업보조'(PUA) 신규 신청자도 전주보다 9만1,000명 늘어난 83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미 언론은 각종 실업수당 신규 청구 감소세가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우려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시작 6개월 후인 현시점에서 노동시장 회복 동력이 꺼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광범위한 일자리 손실이 계속되고 있다는 신호”라며 노동시장 회복이 일단 멈춘 것으로 평가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폭증 사태는 3월 셋째 주(330만건)부터 본격 시작됐다.

같은 달 넷째 주에 687만건까지 치솟은 이후에는 3개월 넘게 감소세를 탔다.

5월 24∼30일 주(188만건)에는 처음으로 200만건 밑으로 내려왔다. 이후 157만건(5월 31일∼6월 6일), 154만건(6월 7∼13일), 148만건(6월 14∼20일), 141만건(6월 21∼27일), 131만건(6월 28일∼7월 4일), 131만건(7월 5일∼11일), 142만건(7월 12∼18일), 144만건 (7월 19∼25일), 119만건 (7월 26일∼8월 1일) 등 20주 연속 100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노동시장에 본격적인 충격을 미치기 전인 지난 3월 초까지만 해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매주 21만∼22만건 수준이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전까지 최고기록은 2차 오일쇼크 당시인 1982년 10월의 69만5,000건이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65만건까지 늘어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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