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워싱턴주 산불 비상사태 확산…하룻새 작년 전체 두배 태워

2020-09-0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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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니 레이크 주민들 새벽에 긴급 대피 명령 발령

▶ 시애틀 연기피해

워싱턴주 산불 비상사태 확산…하룻새 작년 전체 두배 태워

오리건주 야차츠 인근 지역에서 8일 한 여성이 산불 연기로 뒤덮인 마을을 바라다보고 있다. /로이터

워싱턴주에 산불 비상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노동절 연휴때 발생한 산불이 확산되면서 하루 사이에 태운 임야가 지난해 전체 소실분의 두배에 달할 정도로 피해가 커지고 있다.

현재 워싱턴주 서부지역에서 가장 산불 피해가 심한 곳은 7일 산불이 발생한 스패나웨나 동남쪽의 바니 레이크와 섬너지역이다.


워싱턴주 당국과 바니 레이크시는 지난 7일 발생한 산불이 이튿날인 8일 밤 지역 일대로 계속 확산되자 9일 새벽 1시 바니 레이크 일원에 3급 대피령을 긴급 발령했다.

3급 대피령은 ‘지금 떠나라’는 명령으로 이날 주민들은 새벽에 바니 레이크 시니어 센터 등에 마련된 대피소로 긴급 대피했다.

일부 농장주들은 가축들이 도망갈 수 있도록 그대로 풀어주기도 했다.

소방 당국은 “바니 레이크 일대 산불은 9일 오전 현재 20% 정도가 진화된 상태이며 정확한 피해 규모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주택 등 가옥 피해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바니 레이크와 인접한 섬너 지역에서도 산불 피해가 커지고 있다.

산불이 도로 등으로도 번지면서 SR 410번 섬너와 바니 레이크 구간도 8일부터 폐쇄된 상태다.

이에 앞서 워싱턴주 서부지역에서는 그래햄 지역 주택 8채가 전소됐고, 워싱턴주 동부의 스포캔 남쪽 소규모 타운인 몰든에선 건물의 80%가 불타는 피해가 발생했다.

제이 인슬리 주지사는 “무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노동절인 7일부터 24시간 동안 워싱턴주에서는 모두 33만 에이커의 임야가 소실됐다”면서 “이같은 피해 면적은 지난해 한해 동안 워싱턴주 전체 피해 면적의 2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워싱턴주 동부와 서부지역에서 발생한 수십 군데의 산불로 인한 피해 면적은 엄청 늘어난 상태다.

시애틀지역에서도 산불 연기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7일 밤 워싱턴주 중부와 동부에서 불어온 산불 연기로 인해 뿌연 시애틀 등 퓨짓 사운드지역의 하늘은 9일에도 약하지만 뿌연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대기 질이 매우 나쁜 상황 속에서 무더위까지 찾아오면서 시애틀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시애틀지역 낮 최고기온이 9일 80도 후반까지 올라간데 이어 10일에는 90도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11일에나 다소 수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시애틀지역 산불 연기 피해도 11일이나 돼야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건조하면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킹 카운티 소방국은 8일 2급 화기금지령을 카운티 전역에 발령했다. 야외에서 모닥불을 피우거나 바비큐 등을 위해 불을 피우다 적발되면 경범죄 처벌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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