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지지자 살해범 경찰총에 사망

2020-09-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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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대 용의자, 레이시서 경찰과 총격전 끝에 목숨 잃어

▶ ‘100% 안티파’자처하며 지난 주말 포틀랜드서 범행

트럼프 지지자 살해범 경찰총에 사망

체포과정에서 경찰총에 사망한 레이노엘이 지난달 28일 시위 현장에서 찍힌 모습. /오레고니언 제공

지난 주말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발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총격 사망 사건의 용의자가 체포 과정에서 경찰 총격으로 사망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워싱턴주 서스턴카운티 셰리프국 대원들과 연방 마샬 등이 3일 오후 7시께 이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돼 추격을 받아왔던 마이클 포레스트 레이노엘(48ㆍ사진)이 올림피아 인근 레이시 한 아파트에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출동했다.

경찰이 현재까지 경위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목격자들은 “경찰이 급습을 하자 레이노엘이 은색 승용차를 타고 달아나기 시작했으며 뒤따라 추격하던 경찰이 그의 차량을 향해 총을 발사하기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레이노엘은 차에서 내린 뒤 경찰을 향해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고 결국 경찰도 대응 사격에 나서면서 레이노엘이 총을 맞고 쓰러졌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같은 총격전 속에서 부상한 경찰관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 29일 밤 8시45분께 포틀랜드 사우스이스트 3번가와 앨더에서 발생했던 총격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애런 대니얼슨(39) 사망 사건의 용의자로 레이노엘을 지목, 그를 추격해왔다.

당시 포틀랜드에서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와 트럼프 지지 시위대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로 극우단체인 ‘패트리엇 프레어’ 회원이었던 대니얼슨이 총격을 받았다.

경찰은 현장에서 있었던 레이노엘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확보하는 등 그가 이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했었다.

경찰의 추격이 계속되자 레이노엘은 3일 낮 VICE-TV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대니얼슨을 총격으로 살해했다고 직접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범행을 한 사실을 사실상 인정했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내 주변의 변호사들은 나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말라고 하지만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당시 나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해 자위권 차원에서 총격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레이노엘은 "내 유색인종 친구가 살해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레이노엘은 자칭 반파시스트이며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시위에 참여해 시위가 방해받지 못하도록 하는 ‘보안’역할을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의 목에는 BLM의 마크인 ‘검은색 주먹’이 새겨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지난 5월25일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관의 과잉 체포 과정에서 사망 이후 6월 말부터 자신이 참석했던 항의 시위 동영상과 사진 등을 인스타그램에 올려왔었다.

스노보드 선수 출신인 레이노엘은 인스타그램에 자신을 ‘100% 안티파’지지자로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경찰이 평화롭게 목소리를 내는 시민을 폭행한다면 같은 꼴을 당하게 될 것”이라며 폭력 사용도 피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글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8일 시위현장에서는 포틀랜드 시장 근처에 있는 모습이 언론의 카메라에 찍히기도 했다.

안티파는 '안티 파시스트'(anti-fascist)의 줄임말로, 극우인 신(新)나치주의와 파시즘, 백인 우월주의에 저항하는 극좌 성향의 무장단체나 급진적 인종차별 반대주의자를 포괄하는 말이다.

오리건주 그레샴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레이노엘은 1992년부터 2002년까지 타코마 JBLM을 주소지를 둔 적이 있는 것으로 돼있지만 미 육군은 그가 군출신은 아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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