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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다운타운 칼 앤더슨 공원 여전히 무법지대

2020-09-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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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원에 배치된 경비원 3명 첫날밤 쫓겨나

시애틀 다운타운 칼 앤더슨 공원 여전히 무법지대

시애틀시 공원국이 시위자들의 집결지로 변모한 다운타운의 칼 앤더슨 파크에 있던 텐트 등을 철거한 뒤 사설경비원들을 배치시켰지만 첫날밤부터 극렬한 시위자들에 쫓겨난 것으로 밝혀졌다./ 시애틀 한국일보

시애틀시 공원국이 시위자들의 집결지로 변모한 다운타운의 칼 앤더슨 파크에 있던 텐트 등을 철거한 뒤 사설경비원들을 배치시켰지만 첫날밤부터 극렬한 시위자들에 쫓겨난 것으로 밝혀졌다.

공원국은 지난 1일 밤 칼 앤더슨 파크에 무장 사설경비원 3명이 당도하자 미리 집결해 있던 시위대 40여명이 이들에게 접근하며 욕설과 함께 “물러가라”고 위협해 철수했다고 말했다.

공원국은 지난 5월부터 시위대와 홈리스들에 의해 훼손된 이 공원을 보수하기 위해 6월30일 공식 폐쇄했지만 그 후로도 시위자들이 이곳에 캠프를 설치하고 방독면과 헬멧 등 시위장비를 보관해왔고 운동 또는 산책하는 시민들과 홈리스들의 발길도 계속 이어졌다고 말했다.


공원국은 한달 새 두 번째로 지난 1일 시위대 캠프를 철거하고 그날 밤 사설 경비원들을 배치시켰다고 설명했다.

페더럴웨이에 소재한 ‘재규어 시큐리티’ 회사 소속인 이 경비원들은 검은 옷에 몽둥이를 들고 쫓아오는 시위자들에게 생명의 위협을 느껴 철수했다고 말했다.

흑인인 이 회사 대표는 그날 밤 8시 직원 2명과 함께 칼 앤더슨 파크에 들어가자 시위대들이 “뭐 하러 왔느냐”며 대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위대들이 플래시를 비추며 욕설을 퍼부었고 일부는 몽둥이를 들고 있었다며 “건장한 체격에 싸울 준비가 돼 있는 수십명에게 50대 후반인 우리 셋이 맞설 수 없어 퇴각한 후 경찰에 신고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원국으로부터 칼 앤더슨 파크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여기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만 말하도록 지시받았다며 “우리는 권총을 휴대하고 있었지만 빼들지 않았고 접근하는 시위대들에게 어떤 명령도, 경고도 하지 않았다. 그럴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

공원국은 재규어 시큐리티와의 용역계약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밤 8시부터 새벽 6시까지 공원을 경비하는 조건으로 1인당 한 시간에 85달러 씩 총 3,400달러를 지급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비회사는 전에도 공원국과 매그너슨 파크 경비계약을 체결했었다.


공원국은 자체 순찰대원(레인저)들을 고용하고 있지만 이들은 경찰과 달리 사법집행 공무원이 아니어서 무장도 하지 않으며 위반자들에게 경고나 티켓을 발급할 뿐이다.

웨스트 시애틀 당국은 지난달 차량주행 총격사건 이후 알카이 비치 업소들의 야간 영업행위를 단속하기 위해 시애틀경찰국의 비번 경관 3명을 경비원으로 고용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밤 칼 앤더슨 파크 주변에서 한 행인이 찍은 비디오에는 경비원들을 쫓아낸 시위대들이 공원을 떠나 시애틀 동부경찰서까지 행진한 후 경찰서 건물에 쓰레기와 화염병을 던지는 장면이 들어 있다.

캐피톨 힐에 소재한 동부경찰서는 거의 매일 시위자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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