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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칼럼] 좋은 관계

2020-09-03 (목) 임택규 목사 (산호세 동산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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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적 심리학자인 에브라함 매슬로우는 인간욕구 5단계 이론을 주창했다. 그들은 생리욕구, 안전욕구, 애정 및 소속욕구, 존경욕구, 자아실현의 욕구 등이다. 이들 중 3번째 단계인 애정 및 소속욕구는 원하는 공동체에 소속되어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사랑을 주고받고 싶어하는 욕구이다. 소속에의 욕구는 창조질서에 속한다. 하나님은 아담을 만드신 후 그가 혼자 사는 것을 좋지 않게 보시고 돕는 배필로 하와를 만드셨다. 돕는 배필이란 상대방에 속하여 사랑하고 섬기고 함께 일을 도모하는 존재이다. 더 나아가 인간은 가정 밖의 공동체에도 속하여 그곳의 안녕, 행복, 질서를 위해 함께 헌신하는 사회적 존재이다.

인생의 고통 중 하나는 자신이 사회적 존재임을 인식치 못하거나 스스로 거부한 채 겪는 소외감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러 이유로 대중 속의 소외를 느낀다. 주변에 사람은 많은데 마음 통하고 삶을 공유할 사람들이 적다고 단정한다. 동일집단에 속한 사람들끼리도 이해타산적이고 이기적이라고 여겨 서로 마주하기에 불편함을 느낀다. 삶의 의미와 행복을 얻기 위해선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복해 소외감을 극복해야 한다. 인생의 열매들이 곧잘 맺어져도 주변 사람들과 불편하다면 기쁨과 행복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성경은 행복에 이르는 비결 중 하나를 시 34:12-14의 질문과 대답을 통해 제시한다. 12절에서 시인은 ‘생명을 사모하고 장수하여 복받길 원하는 사람이 누구뇨’ 묻는다. 그 답으로 14절에서 ‘선을 행하며 화평을 찾는 것’이라 말한다. 즉 선행과 좋은 대인관계가 행복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미국 대기업들은 신입사원 선발시 실력과 재능 외에 공동체 일원으로서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는 능력, 즉 인간성과 공감능력도 고려한다.

교회다운 교회는 하나님을 잘 믿고 성경대로 사역하는 교회이다. 또한 목회자와 성도, 성도들 상호간에 영혼의 소통이 있고 아름다운 관계가 유지되는 교회이다. 세상사람들에게도 합리적 믿음과 품격있는 사역으로 호평을 받는 교회이다. 1세기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그리스도인’이라고 최초로 일컫음을 받았던 안디옥교회는 직책상으로는 사도 선지자 교사들, 인종 및 신분상으로는 유대인 이방인 왕족 노예 흑인 등 다양한 지체들로 구성된 교회였다. 세상적 기준으로 구성원들을 판단할 때 안디옥교회는 서로 융화되기 퍽이나 어려운 교회였다. 헌데 그들은 마음을 연합하여 말씀을 연구하고 금식하며 주님을 섬겼다. 선교사도 파송했다. 정말로 하나된 좋은 교회였다.


시험들어 믿음에서 파선하고 교회 출석을 중지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헌데 그들 중 대부분이 하나님께로부터 직접 시험받기보다는 사람과의 갈등으로 시험받는다. 내 목회 여정을 반추해볼 때 교회를 떠난 지체들 중 여러 분이 목회자인 나와의 갈등으로 인해서 교회를 등졌다. 누가 잘하고 누가 잘못했던 분명 주님 영광을 훼손시켰고 서로 상처를 주고받았기에 참 많이 회개했다.

교회와 지체들이 하나되기 위해서는 주님 중심이어야 한다. 아름다운 조화는 오로지 주님 안에서만 가능하다. 하나됨과 연합의 주관자는 주님이시다. 내가 당신에게 속하고 당신은 나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나도 주님 안에 속하고 당신도 주님 안에 속함으로써만 나와 당신은 비로소 하나가 되는 것이다. 내 마음과 뜻이 주님께 합해지고 당신 마음과 뜻도 주님께 합해짐으로써 우리들의 마음과 뜻이 비로소 하나가 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들은 힘든 시기를 지내고 있다.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코비드19, 북가주 지역을 태웠던 거대 산불, 대기오염, 경제적 사회적 제약, 모이지 못함에서 연유한 믿음의 본질에의 의혹 등이 모두를 불편하고 서글프고 안타깝게 한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에게 위로와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혹 마주 대하기 힘든 사람들이 있다면 관계회복을 위해 주님께 간구하며, 부르심을 받은 대로 온유와 겸손과 오래참음으로 옷입고 화목과 하나됨을 위해 애쓰시길 바란다. 예수님께서는 죄로 인해 하나님과 원수가 된 인류를 위해 화목제물이 되셨고 우리에게도 화목케 하는 직책을 주셨다. 하나되게 하는 이 직책을 믿음으로 잘 감당하자. 성령님께서 도우시리라.

<임택규 목사 (산호세 동산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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