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포틀랜드 시위대 총격 1명 사망… 인종차별 VS 트럼트 지지 충돌로

2020-08-3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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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망자는 트럼프지지단체 회원…트럼프 선거활용에 나서

포틀랜드 시위대 총격 1명 사망… 인종차별 VS 트럼트 지지 충돌로

포틀랜드 경찰들이 24일 경찰의 폭력과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원을 체포하고 있다. /로이터

미 전국에서 흑인피격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말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경찰과잉진압 항의 시위대와 도널드 트럼프 지지 시위대간에 충돌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총격으로 한 명이 사망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사망자 신원 및 사건 경위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희생자는 트럼프 지지단체 백인 회원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대선에 활용하기 위해 민주당 출신인 포틀랜드 시장을 집중 공격하고 나서고 있다.


포틀랜드 경찰에 따르면 지난 주말인 29일 밤 8시45분께 포틀랜드 사우스이스트 3번 애브뉴와 앨더 거리 지역에서 총성이 들렸고, 이 과정에서 가슴에 총상을 입은 사람이 발견됐다.

목격자들에 의해 촬영된 동영상에 따르면 백인인 이 남성은 길 옆에 총을 맞고 쓰러졌으며 목격자들이 응급소생을 시도했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현재까진 이 총을 누가 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당시 그의 주변에선 경찰과잉진압 항의시위대도 있었지만 트럼프 지지단체 회원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포틀랜드에서는 5월 말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관의 가혹 행위로 숨진 뒤 3개월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패트리엇 프레어'(Patriot Prayer) 회원들이 약 600대의 차량을 몰고 나와 인종차별항의시위에 맞대응하는 시위를 벌었으며, 두 시위대 간에 산발적인 충돌이 빚어졌다.

트럼프 지지 차량 시위대가 시내로 진입하자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가 도로와 교량을 가로막거나 물건을 집어 던지기도 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트럼프 지지 시위대는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를 향해 페인트볼을 발사하거나 곰 퇴치용 스프레이를 뿌리기도 했다.


이같은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가장 먼저 반응에 나선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그는 경찰이 공개하지도 않았는데도 사망자 사진과 신원에 관한 글을 리트윗하며 이를 정쟁 소재로 이용하거 나섰다.

이날 포틀랜드 시위 현장에서 총에 맞아 숨진 남성은 '패트리엇 프레어'라고 적힌 모자를 착용하고 있어 처음부터 트럼프 지지자 쪽에 속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패트리엇 프레어는 포틀랜드 지역에 근간을 둔 극우 단체로, 2016년 서부 지역의 보수주의자들을 해방시킨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 단체의 조이 깁슨 대표는 사망자가 회원임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그의 이름은 제이 비숍이다.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고 경찰을 지지한 좋은 미국인이었다. 그는 포틀랜드에서 안티파(antifa·반파시스트)에 의해 숨졌다”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리트윗하며 사망자의 신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이, 편히 쉬기를 바란다”는 애도글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민주당 소속 포틀랜드 시장은 물론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를 맹공하는 트윗을 쏟아냈다.

그는 트위터에 “위대한 나라의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포틀랜드 사람들도 법과 질서를 원한다.

포틀랜드를 운영하는 멍청이처럼 급진 좌파인 시장들이나 범죄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거나 이를 지도하려고 하지 않는 지하실에 있는 어떤 인간은 절대로 이것(법과 질서)을 해낼 수 없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포틀랜드 시장은 바보다. 주 방위군을 데려오라”며 "{포틀랜드 시장인) 휠러는 졸린 조(조 바이든)처럼 무능하다”고 직설적인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또 다른 트윗에서 “우리의 위대한 주 방위군은 이러한 문제들을 1시간 이내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며 "포틀랜드와 민주당이 운영하는 다른 도시의 사람들은 슈머, 펠로시 및 그들의 지역 지도자들에게 혐오감을 느낀다. 그들은 법과 질서를 원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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