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잉 787 공장폐쇄 경제타격 우려만큼 크지 않을 듯

2020-08-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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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애틀타임스 “50년전 보잉 불활때만큼 심각하지 않을 듯”

▶ 공장 폐쇄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

보잉 787 공장폐쇄 경제타격 우려만큼 크지 않을 듯

보잉이 787 ‘드림라이너’에버렛 제작공장을 폐쇄하더라도 워싱턴주 경제에 당초 우려만큼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

보잉이 787 ‘드림라이너’에버렛 제작공장을 폐쇄하더라도 워싱턴주 경제에 당초 우려만큼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설사 폐쇄된다 하더라도 50년 전 보잉이 겪었던 불경기 때와도 같지 않을 것이라고 시애틀타임스가 분석했다.

이 신문은 경제전문 칼럼니스트인 존 탈튼의 분석을 통해 1971년과 같은 상황은 맞딱뜨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971년 시택공항 인근 도로에 나붙었던 “시애틀을 떠나는 마지막 사람은 불을 꺼주오”라는 우스개 빌보드 광고를 빗대며 당시에도 보잉의 대량 해고로 시애틀 인구는 줄었지만 유령도시가 되지는 않았다고 탈튼은 지적했다.

예나 지금이나 워싱턴주 최대 고용주인 보잉은 엄청난 개발비를 들인 747기가 70년대 미국을 덮친 불황으로 팔리지 않은데다 초음속기 개발을 위한 연방정부 지원금이 취소되는 바람에 1967년 총 10만800명이던 종업원을 1971년 3만8,690명으로 대폭 줄였다.

반세기가 지난 현재도 보잉이 787 조립공장을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노스 찰스턴 공장으로 통합할 경우 에버렛의 대형 기종 조립공장은 빈 건물이 될 것이라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보잉은 다음달중 병합 문제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용적 면에서 세계 최대 단일건물인 에버렛 공장에는 현재 3만여명의 종업원이 일하고 있다.

보잉의 상황은 50년전과 흡사하다. 렌튼 조립공장은 신형 737 MAX기가 두 차례 추락사고를 일으킨 후 연방당국의 비행금지 조치를 받고 비틀거리는데다가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여행객이 줄어들어 항공산업 불황이 전 세계적으로 수년간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퓨짓 사운드의 산업은 그동안 놀랄만큼 다양해졌다. 미국의 5대 하이텍 기업 중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이곳에 본사를 두고 있다. 양호한 생활여건과 자연환경을 찾아 젊은 IT 전문인들이 몰리자 구글, 페이스북, 애플, 세일스포스 등 타지역 IT 대기업들도 따라서 지사를 차리고 있다.

게다가 스타벅스, 노스트롬, F5 네트웍스, 알래스카 항공, 코스트코, 익스페디아, 익스페디터스 인터내셔널, 패카, REI, T-모빌, 질로 등 토박이 대기업들이 계속 일자리를 창출해내고 있다.


또한 워싱턴대학, 프레드 허친슨 암 연구센터, 시애틀 암치료연맹, 앨런 연구소,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등 바이오텍 연구 분야의 거물들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보잉의 위상은 여전히 크다. 지난 2018년 보잉이 주도하는 항공산업이 워싱턴주에서 일궈낸 매출액은 총 710억달러로 추계됐다.

고용인도 199개 업체에 8만3,400여명이나 됐다. 이들의 평균연봉은 1인당 11만6,770달러로 워싱턴주 전체 근로자의 평균연봉인 6만3,000달러를 거의 두 배나 웃돌았다. 따라서 보잉의 787기 공장 이전은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타임스는 보잉이 787 공장을 에버렛에서 노스 찰스턴으로 쉽게 옮기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세계규모의 항공산업 단지를 운영할 수 있는 곳은 퓨짓 사운드와 프랑스의 툴루스 두 곳뿐이며 찰스턴은 우수인력도, 사회간접시설도, 우주항공 산업으로 발전시킬 역량도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8년 한 업계 조사보고서에도 워싱턴주는 가장 우수한 항공장비 제작환경을 보유한 주로 꼽혔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22위에 머물렀다.

탈튼 칼럼니스트는 보잉이 어리석게도 787 조립공장을 찰스턴으로 옮긴다 해도 시애틀의 등불은 잠시 깜빡거릴는지는 몰라도 계속 켜져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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