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반도의 통일과 그리고 미래

2020-08-27 (목) 오해영/뉴욕평통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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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통일이 가능할까, 글쎄다. 반세기가 넘게 극과 극을 좌우명처럼 폐쇄적 민족주의가 얽혀있는 북한이 세습체제가 붕괴의 전주곡처럼 명분과 이념이 소신될 통일이 반갑지가 않을 것이다. 남한의 평화통일과는 거리가 먼 극단적 적화통일이 북한의 패턴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북한은 현 북한체제를 유지하는 통일이다. 북한의 통일관의 기저에 깔려 있는 기본철학은 하나의 조선이며 6.15 남북공동선언인 제2항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은 북한의 통일절략에 남한을 끌어들이기 위한 유인책으로 제시한 것이라는 것이 통일전략가들의 논리다.

반면 남한 기성세대가 통일에 대한 강한 욕구와 북에 대한 적개심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면 젊은 세대의 경우 무관심하고 통일의 필요성에 공감하지 않고 있다. 1960년 중반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가 학창시절에 그토록 많이 불렸던 노래가 지금은 사라진지 오래다.


통일에 대한 일반화 본능을 사실 왜곡의 주된 유형으로 꼽는다면 통일에 범주화에 오류가 없는지 끊임없이 재검 해야 한다. 우리 만의 짝사랑은 비극이다. 지난 8.15.경축사에서 문재인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메시지가 예년에 비해 간결하고 엄중 했다.

그중에 평화. 인내. 그리고 미래. 세 가지로 언급 했다.
첫째.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안보이자 평화라고 했다.

둘째. 차분한 대응과 절제라고도 했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라는 북한의 극단적 행동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입장을 피력 했으며 굳이 대화를 강청( 强請)하거나 조급한 대화를 복원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유례없는 강경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세 번째 메시지는 미래지향적인 협력에 대한 의지 표명이다. 공동번영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부각 시켰다.

전반적으로 올해 8.15. 경축사는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대화 촉구보다는 광복의 정신과 의미를 계승하기 위해 북한이 해야 할 행동이 무엇인지 인식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우리는 통일이라는 같은 단어를 쓰지만 모두 다른 상상을 한다. 통일된 한반도의 체제는 무엇일 지 현재 북한 정부나 관료들을 어느 정도 수용할 지 그리고 어느 쪽에서 지도자가 나오냐에 따라 국가의 모습이 다르다.

참으로 상상만 해도 가슴이 애려온다. 통일이라는 객기(客氣)를 수반하면 객기야말로 무리수(無理手)로 건너가는 위험한 길목이 된다. 통일의 형태는 흡수통일. 연방제. 합의통일. 세 가지와 통일이 아닌 현 체제유지와 상호 왕래를 동반한 현체제 그리고 상호 평화체제로 현상유지 등이다.

2016년에 영국에서 브렉시트에 대한 국민투표에서 아주 근소한 차이로 브렉시트를 승인 했다가 훗날 2017년 브렉시트는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국민적 합의에 경종을 울렸다. 국민들이 국민투표로 결정한 사안을 후회한다면 다가올 미래를 받아들이는 것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편향된 정보가 아닌 다양한 입장과 배경지식을 이해하고 나와 입장이 다른 사람과도 대화를 해야한다. 한반도의 통일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절대적이며 통일을 찬, 반, 흑백논리로만 생각하던 선택지를 더 넓혀야 한다. 어찌 보면 통일이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것이 통일이다. 공감과 이해가 만드는 올바른 결정이 필수다.

<오해영/뉴욕평통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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