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봉삭감 낌새채고 미리 은퇴연금 액수 확인 의혹
▶ 베스트 국장 본인은 ‘경찰에 대한 충정 때문’주장
갑자기 은퇴를 선언한 카르멘 베스트(사진) 시애틀 경찰국장이 그 훨씬 전에 주정부 당국에 자신이 9월 1일 은퇴할 경우 받게 될 연금액수를 산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주정부 은퇴제도국(DRS)은 베스트 국장으로부터 전화요청을 받은 다음날인 지난 7월 29일 그녀의 연금액이 11만7,300달러에서 13만4,676달러 사이가 될 것임을 서면 통보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베스트 국장은 지난 8월 11일 자신의 은퇴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베스트 국장이 DRS에 전화하기 전날, 샤마 사완트 시의원은 경찰관 연봉의 상한선을 15만달러로 묶는 조례 개정안을 상정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럴 경우 베스트 국장의 연봉은 14만달러 이상 깎이고 그에 따라 그녀의 은퇴연금도 대폭 줄어들게 된다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DRS 통보서에 따르면 경찰관 경력 28년의 베스트(55) 국장은 매월 9,775달러~1만1,223달러의 은퇴 연금을 받게 된다.
시애틀 경찰관과 소방관의 은퇴연금은 마지막 60개월의 평균월급과 총 근속연수의 2%로 산출된다. 베스트 국장의 평균월급은 1만9,909달러이다.
그녀는 부국장으로 승진한 2015년 말부터 국장인 현재까지 20만6,000~28만3,000달러의 연봉을 받아왔다.
시애틀 경찰관들의 무력사용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사완트 시의원은 경찰국예산을 50% 삭감하는 특단의 조례 수정안을 7월 31일 예산위원회에 상정했다.
시의회 심의과정에서 베스트국장의 올해 연봉은 29만3,000달러에서 27만5,000달러로 삭감됐다.
하지만 연봉이 그만큼 줄어도 베스트 국장의 연금액은 줄지 않는다. 더구나 제니 더컨 시장은 지난 21일 경찰국예산 삭감안이 포함된 시의회의 2020년 수정 예산안 자체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베스트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은퇴결심이 연금의 축소우려 등 개인적 사유 때문이 아니며 경찰국에 대한 비난여론과도 관계없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시애틀 치안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경찰관을 더 이상 해고할 수 없다는 충정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국의 내부승진에 의해 최초의 흑인여성 경찰총수가 된 베스트 국장은 대체로 시민들의 지지와 호응을 받아왔지만 지난 5월 ‘흑인생명도 중요하다(BLM)’ 등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요원의 불길처럼 번지면서 이를 진압하는 경찰관들의 폭력남용이 문제되자 시의회는 물론 일부 시민들과의 관계도 급격히 악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