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워싱턴주 출신 슬레이드 고튼 전 연방 상원의원 별세

2020-08-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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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선 역임한 ‘워싱턴주 거인’ 92세로

워싱턴주 출신 슬레이드 고튼 전 연방 상원의원 별세
워싱턴주 출신 연방 상원의원으로 3선을 지내는 등 주 및 연방정부의 각급 공직에 40년간 몸담았던 공화당 소속 슬레이드 고튼(사진) 전 의원이 별세했다. 향년 92세.

노령의 고튼 전의원은 클라이드 힐에 있는 딸집에서 요양을 받아오던 중 며칠 앓다 19일 숨을 거뒀다고 가족이 전했다.

시카고 태생인 고튼 전 의원은 다트머스 대학을 졸업하고 컬럼비아 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25살 젊은 나이에 시애틀로 이주했다.


그는 곧바로 댄 에반스 주 하원의원(후에 워싱턴 3선 주지사)을 비롯한 주 공화당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다.

주 의원으로 10년 경력을 쌓은 고튼은 그 후 주 법무장관으로 3선을 역임했으며 1981년 연방상원에 도전, 불퇴전의 현직 워렌 매그너슨을 꺾어 ‘거물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뜻밖에도 재선에 실패한 그는 와신상담 끝에 1988년 재도전에 성공, 연임한 후 2000년 선거에서 민주당의 정치초년생 마리아 캔트웰 후보의 도전을 받고 워싱턴주 선거 역사상 가장 적은 표차로 낙선했다.

인디언 원주민들의 어업권 보장 조약을 반대해 전국 원주민들의 낙선운동을 유발한데다 벌목제한 법안에 반대해 환경단체들로부터도 미움을 산 것이 큰 원인이었다.

뛰어난 지략과 분석력으로 이름을 날린 고튼 전 의원은 공화당의 전략과 상관없이 자신의 신념에 따라 의정활동을 펼쳤다.

워싱턴주 법무장관 시절 같은 당인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탄핵을 앞장서 요구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의 재정적자를 물고 늘어지기도 했다.

반대당인 민주당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섹스 스캔들로 탄핵에 몰렸을 때 그의 위증혐의에 무죄 결정을 내린 공화당 소속 10명 의원 중 한 명이었다.

최근엔 같은 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한 민주당을 지지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게리 락과 크리스틴 그레고어 등 두 전 워싱턴 주지사를 비롯한 민주당 소속 유망 정치인들의 멘토가 돼주기도 했다.

정치 외에도 야구 광팬이었던 고튼 전 의원은 1970년 시애틀 파일럿츠가 고작 한 시즌을 뛴 후 밀워키로 이주하자 워싱턴주 야구계 인사들을 규합, MLB(미국 프로야구연맹)에 압력을 가함으로써 매리너스가 탄생하고 시애틀에 둥지를 트는 데 크게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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