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코로나 항체가 재감염 막는다 …시애틀선원 대상조사 처음 밝혀

2020-08-19 (수)
크게 작게
코로나 항체가 재감염 막는다 …시애틀선원 대상조사 처음 밝혀

로이터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완치돼 몸에 항체가 생성될 경우 바이러스의 재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워싱턴대학(UW) 연구팀이 처음 밝혀냈다.

특히 이번 연구결과는 시애틀에 기반을 둔 어선의 선원들 사례에서 확인돼 관심을 끌고 있다.

시애틀에 선적을 둔 수산물 가공선인 아메리칸 다이내스티 호의 선원 122명은 지난 5월 출항 전 검사에서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이 가운데 3명에게서는 바이러스 균을 중화시키는 항체가 검출돼 이전에 코로나에 감염됐다 완치된 사람들인 것으로 추정됐다.

워싱턴주 근해에서 대구를 포획하던 이 어선은 출항 18일 후 코로나 증세를 보인 선원 한 명을 입원시키기 위해 긴급 귀환했다. 이때 모든 선원을 대상으로 재검사한 결과 85%가 양성판정을 받았지만 항체를 보유했던 3명은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주도한 UW 의대의 임상 바이러스 실험소장인 알렉스 그레닌저 박사는 이번 조사가 중화 항체의 생성이 바이러스의 재감염 방지와 관련이 있음을 시사하는 강력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의 연구논문은 학술지 발표에 앞서 먼저 인터넷판인 MedRxiv에 게재됐다.

그레닌저 소장은 완치된 코로나 환자가 일정 수준의 항체를 보유할 가능성은 종전에도 널리 인식된 사실이라고 밝혔지만 항체가 어떻게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지, 또한 그 면역이 얼마나 오래 지속하는지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다며 이런 문제들이 현재 각국에서 경쟁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의 핵심과제라고 설명했다.

오리건 보건과학대학의 면역학자 겸 백신 개발자인 마크 슬립카 박사는 그레닌저 소장의 연구조사가 매우 흥미롭다며 아메리칸 다이내스티호 선원의 85%가 감염될 정도로 급속히 확산된 코로나 바이러스에 선원 3명만 노출되지 않았을 리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레닌저 박사 역시 강력한 수준의 중화 항체를 보유한 선원 3명만 감염을 피한 것이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전체 선원 가운데 다른 15명도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지만 그레닌저 박사는 그 원인을 설명하지 않고 다만 그들이 선내에서 맡은 역할과 구역이 다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학계에서는 그레닌저 박사의 연구결과가 획기적이긴 하지만 조사대상이 너무 적기 때문에 일반화된 결론을 내리기에는 부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