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초중고교생들 대체수업 어떻게 하나 …

2020-08-1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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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주 교육구들 개학 다가와도 대책없어 고민

올해 가을학기가 2~3주 후 시작될 예정이지만 워싱턴주 초중고교생 수십만명이 새 학기에도 여전히 교실수업을 받지 못할 것이 확실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많은 교육구들이 원거리(온라인) 교육의 세부 지침을 아직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월 코로나팬데믹으로 학교들이 문을 닫은 후 사태가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짐작한 당국은 학생들의 수업 목표치를 하향조정하고 수능시험을 취소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빈곤층 학생이 많은 학교들은 대체 수업방식 강구보다 학교급식 확보 등 보다 근원적인 문제 해결에 더 매달려야 했다.

하지만 여름 들어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자 당국자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대체수업 방식을 마련해도 팬데믹 상황이 바뀌면 무용지물이 됐다.

교사노조와의 험난한 단체임금협상도 겪어야 했다. 봄 학기 때의 혼란이 새 학기에도 되풀이될 것으로 우려한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사립학교나 홈스쿨링으로 돌리고 있다.

지난 6월까지도 각급 학교의 재오픈을 추진했던 크리스 레이크달 주 교육감은 이제 학교들의 온라인 교육장비가 봄 학기보다 많이 개선됐다며 산하 교육구들에 학생들의 온라인 출석률을 매일 보고하고 종전에 정해졌던 최소한도의 수업시간 양을 채우도록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구마다 접근방식이 달라 온라인 수업에 더해 교실 대면수업을 매주 12시간 또는 20시간씩 계획하고 있는 교육구도 있다.

시애틀타임스에 따르면 교사와 교육정책 입안가 등 전문가들이 새 수업방식에 고려하도록 건의하는 내용은 4가지로 압축된다.

▲수업수준을 낮추지 말고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교육방법을 개발할 것 ▲교사와 학생간 관계의 강도에 따라 온라인 교육의 성패가 결정됨을 주지할 것 ▲봄 학기에 대거 탈락한 저학년생, 장애학생, 비영어권 학생 등의 성적향상에 우선순위를 둘 것 ▲종래 교실수업에서의 최상의 방법이 온라인에서 통하기 어려우므로 양쪽의 장점을 두루 이용할 창의적 방식을 개발할 것 등이다.


하지만 대다수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온라인 수업으로는 교실에서의 대면 수업만큼 배우지 못할 것이며 특히 봄 학기에 자녀들이 겪었던 디지털 장비 및 기술부족과 학교급식, 건강관리 같은 기초 서비스의 불균형 등이 가을 학기까지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우려한다.

실제로 브라운대학의 연구보고서는 지난 봄 학기 온라인으로 수업한 미국의 공립학교 학생들이 종전처럼 교실 대면수업을 한 것보다 수학은 50%, 영어는 70%도 못 배운 것으로 추정했다.

전체 학생의 80%가 히스패닉계인 야키마 교육구는 상황이 특히 심각하다.

대부분 저소득 이주 농장인부 자녀들인 이들은 3명 중 한 명이 영어를 못한다.

더구나 이들은 부모가 일하러 나가는 동안 동생을 돌봐야하므로 숙제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당국은 이들을 위해 학기를 연장해주고 이중언어 상담자 8명을 별도로 고용했다.

디어본 파크 국제초등학교에 입학할 자녀를 둔 한 흑인 학부모는 교육구가 1학년 학생들에게도 수시간씩 컴퓨터 스크린을 보도록 할뿐 아니라 사회 정서적 교육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아 실망했다며 학부모들에겐 새 학기가 몹시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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