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음은 무엇인가?

2020-08-06 (목) 원공 스님/한마음선원 뉴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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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BUDDHA)나 신(GOD)의 이름에는 위대하고 신비한 느낌이 있어 믿음의 감정이 쉽게 생기는데, 마음에는 믿음을 갖기가 어렵다. 마음은 우리에게 일상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부처님이나 신을 알지 못하는 만큼 마음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 “마음은 무엇인가?” 아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잘 모른다. 마음을 깊게 관찰해 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2018년 봉암사 선원에서 정진할 때 한쪽 손의 손가락들을 연비한(몸의 일부를 태우는 의식) 스님이 있었다. 연비를 하면 살은 타도 손가락 뼈는 남아서 병원에 가서 뼈를 잘라내고 치료를 하는데 마취를 하지 않고 수술을 했다.


그런데 피부를 이식하는 수술의 고통이 연비할 때보다 더 커서 3 시간 정도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어떻게 그 고통을 참을 수 있었나? 물으니 큰 통증이라도 한계가 있다 했다. 그 스님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수용할 만큼 큰 마음을 계발한 것 같다.

결가부좌의 자세로 좌선을 하면 처음 한동안 고통이 극심하다. 무엇보다도 편안함을 바라는 마음 때문에 고통이 더 컸다. 그러나 좌선을 마친 후 고통에서의 해방은 평상시에는 느껴볼 수 없는 큰 기쁨이 있다. 이러한 고통과 기쁨은 마음의 묘한 작용이다.

마음은 일이 없을 때는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없지만 움직이면 크고 다양한 세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예술이 우리의 마음에 만들어내는 큰 감동의 세계가 그런 것이다. 더구나 불교의 심리학이라 할 수 있는 유식의 가르침에 의하면 마음은 붓다나 신(GOD)과 같이 한계가 없다.

마음이 우리의 몸에서 작용할 때는 다섯가지 감각기관(눈, 귀, 코, 혀 , 몸)을 통해서 외부 대상을 받아들이고 의식은 받아들인 그 정보들을 분별한다. 우리가 현실 생활에서 지각하며 사용하는 현재의식이다. 더 깊은 곳에는 자아의식이 있다.

이것은 자신을 전체에서 분리된 존재로 아는 마음으로 인간으로 태어나 행복을 누리며 진화해 가는 데 필요하면서 한편으로는 바르게 보지못하게 왜곡하는 작용을 하여 우리에게 고통을 가져온다. 그리고 더 깊은 의식으로 모든 것을 저장하는 의식이 있다. 개인의 과거뿐 아니라 우주의 모든 것이 저장되어 있다고 한다.

이 저장된 기억은 최면을 통해서 전생 등을 아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것들은 무의식의 영역이다.
한편 같은 대상을 사람마다 다르게 보는 것은, 저장된 기억(업식)이 자아의식과 현재의식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불교의 마음 공부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업식의 영향이 없이 사물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불교 공부는 방하착(놓아라)이 핵심인데, 업식을 비우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을 완전히 비우는 것은 어려우므로 , 우리에게는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면 더 객관적인 이해의 가능성이 커지고 개인이나 사회 전체에 평화와 정적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마음은 나 자신이며 매일 사용하는 것이지만 주의깊게 연구하는 사람은 많지않다. 그러나, 행복을 위해서 ‘마음은 무엇인가?’ 관심을 가지고 계발하며, 마음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노력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원공 스님/한마음선원 뉴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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