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태국(Thailand)은 불교 의 나라다. 6,500여만 국민 중 95% 이상이 불자다. 이들 대부분 소승불교(남방불교)를 신봉한다. 그렇다고 태국에 늘 평화가 넘치 는 건 아니다. 군부쿠데타 반정부 시위 등 정정불안은 거의 상수로 돼 있다. 불교를 국교로 내세웠던 고려가 불교의, 보다 구체적으로 는 불교계 지도층의 타락으로 고 려패망의 한 원인을 제공했듯이, 한국불교의 중 심을 자처하는 조계종이 종단 지도층 타락으 로 지탄의 대 상이 되고 있 듯이, 태국의 막강한 불교계 또한 주류승단 타락 때문에 풀뿌리 불자들 의 큰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태국불교가 자랑하는, 세계불 교가 주목하는 아속(Asoke)공 동체는 이런 분위기 속에 탄생 했다. 아속은 평화로운 아소카 (Peaceful Asoka)를 뜻하는 산 티 아속(Santi Asoke)의 줄임말이 다. 아소카/아쇼카(BC 273년~BC 232년)는 고대인도 마우리아왕조 의 제3대 삼라트(황제)로 많은 정 복전을 통해 왕조의 영역을 넓힌 뒤 참회하고 불교보급에 힘써 전 륜성왕으로 불린다. 무욕과 청빈 의 아속공동체는 1975년 포티락 (Phra Bodhirak, 사진) 스님에 의 해 창립됐다. 그는 작사가로 TV 프로그래머로 부와 명성을 누리 다 “부와 명성과 안락이 고타마 싯다르타 왕자를 정복할 수 없었 듯이 나 또한 정복할 수 없었다” 며 출가수행자가 됐다고 한다.
베트남 출신 틱낫한 스님이 주 도하는 플럼빌리지가 수행형 공 동체라면, 포티락 스님의 아속공 동체는 함께 살고 함께 농사짓고 함께 수행하는 생활형 공동체다. 일종식과 무소유를 실천하며 쿠 티라는 오두막에서 시작한 아속 공동체는 타락한 주류승단에 환 멸을 느낀 일반불자들의 호응 속에 이제는 5개의 마을공동체, 9개의 학교, 6개의 채식 레스토 랑, 4개의 유기 농 비료공장, 3 개의 쌀 방앗 간, 2개의 허 브 의약품 공 장, 병원, 160헥 타르의 농장을 갖춘 매머드급 으로 성장했다. 한국 미국 등 세계각지에서 혹은 체험을 위해 혹은 학습을 위해 아속공동체를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다. 북가주 한인스님 2명도 기자와의 이런저런 대화 중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공동체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고 말한 적 이 있다.
포티락 스님이 올해로 제24회 째를 맞는 만해대상 만해평화대 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만해대상 은 일제하 스님이자 독립운동가 이며 시인인 만해 스님(속명 한 용운, 1879~1944)의 삶과 얼을 기리는 상이다.
한편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계 명대 대구동산병원은 만해실천 대상을, 김주영 소설가와 신달자 시인은 만해문예대상을 각각 받 게 된다. 시상식은 8월12일 인제에서 열리는 만해축전 때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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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