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욕 가면 워싱턴주민을 격리시키겠다고?

2020-06-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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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등 3개주 타주 출신 격리계획서 착오 발표

미국 동부를 대표하는 뉴욕ㆍ뉴저지ㆍ코네티컷 등 3개 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타주 출신 방문객에 대한 격리방침을 발표하면서 착오로 워싱턴주를 포함시켜 비난을 사고 있다.

이들 3개 주지사들은 지난 24일 공동으로 여행 권고문을 발표하면서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다른 주에서 오는 방문객들은 14일간 자가 격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권고안은 25일 0시부터 발효되며, 이들 3개주가 지목한 최대 확산지는 앨라배마, 아칸소, 애리조나, 플로리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유타, 텍사스는 물론이고 워싱턴주 등 9개 지역이라고 발표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이번 권고안은 뉴욕주의 감염과 입원율을 낮게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악의는 없겠지만 바이러스를 가지고 들어오는 외부 여행자들이 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이 같은 조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뉴욕에서 자가 격리 규정을 위반한 방문객은 사법 체계에 따라 강제 격리될 수 있으며 또한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1차 2,000달러, 2차 5,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네드 러몬트 코네티컷 주지사도 이 같은 사실을 발표한 뒤 “호텔과 단기 임대업자들에게 자가격리 요건에 대해 알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한때 미국 내 코로나19 최대 확산지였던 뉴욕ㆍ뉴저지ㆍ코네티컷의 확산세는 하향 추세인 반면, 미국 내 다른 지역 확진자가 급증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나왔다.

언론들은 이번 권고안에 대해 “몇 달 전만 해도 미국 내 여러 주에서 자가격리 대상이었던 뉴욕주 상황이 역전됐다”며 “미국 코로나19 확산 성격에 큰 변화를 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발표가 나온 뒤 곧바로 워싱턴주민들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경제 정상화 조치로 감염자가 다시 조금 늘고 있지만 타주에 비해서는 양호한 워싱턴주를 포함시킨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제이 인슬리 주지사도 이날 즉각 반발해 “미국 3개주가 코로나 창궐지역 방문객들을 격리시키겠다면서 워싱턴주를 착오로 잘못 끼어 넣었다”면서 “실수로 잘못된 것을 발견하고 즉각 삭제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인슬리 주지사는 “워싱턴주 주민들은 뉴욕 등 동부지역을 가더라도 격리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항의에 이들 3개주는 이날 밤 워싱턴주를 대상에서 삭제한 뒤 8개주에서 오는 방문객만 격리대상자가 될 것이라고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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