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칼럼] 코로나 팬데믹 때에 어떤 말을 해야 하나?
2020-05-28 (목)
김태훈 목사 (새누리 선교교회 담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하여 인종차별 피해의 사례들이 들려올 때마다 마음이 속상하다. 코로나 치료를 해주는 의사나 간호사가 단지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오히려 고맙다는 말을 듣기는커녕 언어폭력을 당하는 경우, 산보를 하다가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모욕적인 말을 듣는 경우 등등의 사례들이 빈번하다. 그러다 보니 작년에 내가 텍사스에 사는 아버지를 잠깐 뵈러 갔을 때에 일어난 사건이 떠올랐다. 그때 아버지와 둘이서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고 아버지 댁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버지가 운전을 했는데 연세가 좀 있다 보니 운전을 조금 천천히 한 것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지나가던 차의 창문이 열리더니 한 백인이 큰 소리로, “야 이 원숭이들아! 니네 나라로 돌아가라!”라고 외치고 획 가버리는 것이었다. 너무 갑자기 일어난 일이기게 벙찌었다! 졸지에 나와 아버지는 사람이 아닌 원숭이들이 되버렸고 고국을 떠나서 이 미국땅에 산지가 근 40년이 되어가건만 이 나라에서 떠나라니.. 그런 소리를 들으니 서럽기도 하고 화가 났다.
정말 말 한마디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고, 가시 돋친 말 한마디가 상대방의 가슴에 비수를 꽂고, 무책임한 말 한마디가 심지어는 한 사람을 무고하게 매장시킬 수도 있다. 말이 유익을 주는 보약이 될 수도 있고, 상처를 주는 독이 될 수도 있다. 절망을 줄 수도 있고 소망을 줄 수도 있으며,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우리는 정말 말을 잘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특별히 요즈음 코로나 팬데믹 때에는 더더욱 그런 것 같다. 긍정의 말보다 부정적인 말을 하기가 너무 쉬운 상황이기에… 또한 무심고 던지는 말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관계가 가까울수록 더 조심해야 하는데 특별히 가족들에게 더더욱 그러하다.
그렇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하여 가족들과 지내는 시간이 대폭 늘어나다 보니 생각없이 무심코 던지는 말이 큰 상처를 줄 때가 있다. 이렇게 말을 하는 내 자신도 바로 며칠 전에 실수를 했다. 정말 무심코 던진 말인데… 바로 아내에게, “요즈음 코로나 때문에 그런지 당신이 살짝 살이 찐 것 같은데…”라고 했다. 정말 아무 생각없이 지나가는 소리로 던진 말인데 문제는 바로 그 옆에 두 딸들도 함께 들은 것이다. 두 딸은 자신들의 엄마를 절대적으로 보호하는 것을 사명이라 생각하고 살아가기에 곧바로 두 딸에게 엄청 야단(?)을 맞았다. 순간 아차 했지만 이미 뱉은 말을 주워담을 수는 없었다.
이렇듯 정말 말은 파괴력이 엄청난데 그래서 유대인들은 혀를 칼이 아니라 화살에 비유한다고 한다. 혀를 왜 칼에다 비유하지 않고 화살에 비유할까? 그것은 “누가 제 친구를 죽이려고 칼을 뽑았다가도 그 친구가 빌며 용서를 구하면 그 사람은 화가 누구러져서 그 칼을 도로 집어넣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한번 쏜 화살은 아무리 나중에 후회를 한다 해도 다시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그 말에 절대적으로 수긍이 간다.
결국 대화의 핵심은 상대방이어야 한다. 상대방이 어떻게 느낄까를 생각하며 말을 해야 한다. 내 중심적인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 중심적으로 대화를 하는 것이다. 내 생각을 피력하는데 촛점이 맞추어진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기분이나 상황을 먼저 고려하며 말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때론 말에 대한 절제가 필요하다. 할말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가려서 하는 것이다. 할말을 다하는 것은 물론 나의 자유라고 하지만 그런 것을 성숙하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진정한 성숙은 상대방을 배려해서 덕이 되지 않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기에 노력이 필요하고 연습도 해야 한다.
끝으로 목사로서 경험한 바에 의하면 올바른 말을 하는 것도 중요한데 은혜로운 말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자녀의 부족함이 보여질 때에 그것이 사실이라도 공격적으로 나무라기보다도 격려해주고 북돋아주는 은혜로운 말을 한다면 그 자녀는 큰 감동을 받고 더욱 부족함을 메우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렇다! 바로 지금 어려운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에 부정적이고, 비관적이고, 절망의 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의도적으로 긍정적이고, 소망적이고, 은혜로운 말을 함으로 함께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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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목사 (새누리 선교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