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칼럼] 코로나 유감
2020-04-16 (목)
새크라멘토 한인장로교회 박상근 목사
우리는 지금 중세의 흑사병과 1차 세계대전 당시 세계를 휩쓸었던 스페인 독감 사태 이후 미증유의 세계적 팬데믹 상황에 포위당해 있습니다. 왜 이 지경이 되었나 생각해보면 아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우리들 생애에 처음 당하는 이 초현실적인 위기 앞에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몇 가지 유감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합니다.
1. 세계 보건기구(WHO)의 대응 실패로 인한 비극의 확산이 그 첫 번째 유감입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라는 발음하기도 애매한 WHO 사무총장의 코로나 19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대응 실패가 현재 세계적 팬데믹의 가장 큰 원인을 초래했다고 봅니다. 그는 중국에서 급속도로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퍼져 나가는 상황에서 세계인들의 건강을 책임져야 할 WHO의 사무총장이라는 직무에 도무지 어울리지 않게 중국을 두둔하며 중국의 눈치만 살피는 행보를 계속했습니다. 이미 세계적 유행이 시작되고 있는데도 연일 언론 플레이만 하면서 세계에 위기 경보를 알려야 할 황금 같은 기회를 날려 버렸습니다. WHO에서 좀 더 일찍, 그리고 좀 더 심각하게 경고를 보냈다면 이후의 여러 가지 대응 실패를 막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오히려 WHO가 세계적 대응 실패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은 두고두고 논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2. 각국 정부의 대응실패입니다. 한국은 의사협회 등 전문가들이 중국에 대한 완전한 입국거부를 해야 한다고 수차례 건의를 했었지만 중국의 눈치만 보며 대응에 실패한데다가 섣부른 낙관론을 펴는 바람에 바이러스 확산을 조기에 막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버렸습니다. 미국은 한 수 더 떠서 여러 정보기관에서 심각한 바이러스 확산과 수십만에 이르는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는 구체적 정보를 백악관에 보고했지만 근거도 없이 큰소리만 쳐대던 트럼프 대통령의 오만함으로 미국을 전 세계의 웃음거리고 만들고 있습니다. 세계 최강대국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전세계 감염자의 3분의 1이 미국에서 발생하고 하루에 2천 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오는 비극의 원인을 정부가 제공했다는 점은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의 발목을 잡을 것이 확실시 될 뿐 아니라, 너무나 안타까운 목숨들을 잃는 큰 손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엔서니 파우치 전염병 연구소장이 2월에 조기 폐쇄를 했더라면 많은 사람을 살렸을 것이라고 트럼프에 대해 직격탄은 날렸겠습니까?
3. 미국을 위시한 서구 선진국들의 완벽한 위상 절하가 또 하나의 유감입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로 세계는 많은 변화를 겪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영원히 코로나 사태 이전 세상으로는 돌아가지 못할 지도 모릅니다. 특히 그동안 세계의 어려움에 나름대로 역할을 해왔던 미국이 이번 세계적 팬데믹에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비웃음의 대상이 된 것은 뼈아픈 부분입니다. 그 외의 서구의 대표적인 선진국들도 모두 코로나 19 앞에서는 맥을 못 추는 연약한 모습을 그대로 표출함으로써 이들 나라들은 이제부터 결코 예전만큼 세계에 영향력을 가지지 못할 것입니다. 그 중에도 가장 큰 추락은 미국이 겪게 될 것입니다.
4. 특별히 코로나 19 감염과 치유 과정에 대한 유감이 있습니다. 코로나에 감염되었다가 치유된 사람들은 마치 주홍글씨처럼 낙인이 찍혀 고통 받고 있다는 뉴스는 몹시 유감입니다. 치유가 되어도 사람들의 차별 때문에 정신적 트라우마가 심각해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이 급증한다고 합니다. 여러분 코로나에 감염된 사람들은 죄가 많아서 그런 것입니까? 결코 아닙니다. 누구나 감기에 걸릴 수 있는 것처럼 누구나 코로나에 감염될 수도 있습니다. 부주의해서 일부러 감열될 필요는 없겠지만 여러분 자신도 여러분 이웃도 언제든지 감염이 될 수가 있습니다. 결코 그들을 정죄하거나 죄악시 하지 말고 사랑의 마음으로 위로하고 격려해야 합니다. 독감에 걸렸다가 나으면 우리가 아무런 거부감 없이 대하는 것처럼 코로나 19도 마찬가지입니다. 치유되면 그만입니다. 부끄러운 일도 아니고 죄된 일도 아닙니다.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혼돈의 시기를 살면서 우리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을 잘 보살피고 위로하는 사랑의 공동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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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크라멘토 한인장로교회 박상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