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에 시작된 코비드-19 영향이 지구촌 전체에 걸쳐 심각한 상황입니다. 모든 종류의 보도매체들에서 대부분 이에 대하여 끊임없이 전하고 있으며, 이 흐름이 언제 끝날지 모릅니다. 이곳 베이지역의 로컬뉴스, 미주 전체의 내셔널뉴스, 세계적인 글로벌뉴스가 앞을 다투어서 소개되고 있으며, 정관계와 경제계 및 교육 문화계를 망라하여 온통 감염 및 사망자 통계발표와 함께 그 여파의 진행 및 대응 상황이 주류를 이루며 수시로 알려지고 있는 데, 계속 보고 듣기도 민망하고 무관심하기도 미안한 실정이군요.
예년에 발랄하게 활기찼던 삼월은 어느덧 조용히 지나갔고, 이제 봄이 무르익는 사월을 맞으면서도 전달의 움츠러들었던 분위기가 별수 없이 이어져 갈 것 같네요. 대부분 직장과 학교의 일들이 집안으로 옮겨졌고, 병원과 의료기관의 수요는 폭증하며, 의사와 간호사 및 응급처리 요원들의 업무는 확대되고 근무시간 연장으로 피로가 누적되는데, 그분들의 헌신적 노고에 감사하고 위로하면서 지치지 않기를 바라며 충심으로 응원합니다. 우리는 늘 지난 역사를 통해 크고 작은 재난과 시련을 극복한 사실을 기억하며, 교훈을 얻고 희망과 자신감을 가지며 시행착오를 줄여나가는데 유념해야하겠습니다.
한국의 달력을 보면, 이달은 참으로 여러 가지 많은 기념일이 있음을 알려줍니다. 차례대로 열거해보면, 사삼희생자추념일(4.3), 청명절(4.4), 한식/식목일(4.5), 보건의날(4.7),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기념일(4.11), 부활절(4.12), 국회의원선거일(4.15), 곡우절/사일구혁명기념일(4.19), 장애인의날(4.20), 과학의날(4.21), 정보통신의날(4.22), 법의날(4.25), 충무공이순신탄신일(4.28), 부처님오신날(4.30) 등, 하루가 멀다시피 뜻이 깊은 날들로 적응하기에 분주할 달이지만, 올해의 사월은 역병에 대처하느라 조용히 지내야 할 분위기로 보입니다.
그러나 올해만의 일로서, 이른바 총선 즉, 국회의원선거로 그날 전후까지 앞으로 보름정도는 관련 보도가 요란할 줄 짐작됩니다. 아무튼, 이 일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만큼 공동체 의식이 있는 분들은 느끼지 않을 수 없겠지요. 한번 뽑아 놓으면, 그들에게 국민의 권한을 4년 동안 맡겨서 대리시키는 것이니, 잘하면 다행이려니와 잘못하면 그 책임을 통감하고 후회와 원망이 클 줄 알기 때문입니다.
선출직 공무원 수준은 선출한 사람의 수준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대의민주주의 체제하에서는 각자를 대신하는 공복(Public Servant)을 선출하게 되는데, 선거운동기간에는 “일 잘하고, 주인님 잘 모시겠습니다” 라는 약속의 헛말에 괜찮은 일꾼으로 착각하고 잘못 뽑아서, 일 잘못하고 주인을 능멸하는 교활한 인물에게 시달림을 당하지 않도록 유념하여 올바른 판단으로 선거 주권을 엄중하게 행사하여야 되겠습니다. 투표를 하지도 않고 나중에 남 탓을 하는 무책임을 면하기 위해서, 산승도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할 사람을 뽑는 일에 동참하고자, 4.3사태와 4.19혁명의 교훈을 되새기며.
멸사봉공(滅私奉公) 즉, 자기의 개인적 사정을 돌보지 않고 나라를 위한 공적인 일에 모범을 보이신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탄생하신 날 (이날은 산승의 호적상 생일이기도 함)과 모든 생명에게 지혜와 자비를 베푸신 인류의 스승 석가모니 부처님이 탄생하신 날 및 큰사랑의 순교자 예수님 부활절도 있는 이달은 산승에게 새삼 뜻 깊게 기려집니다. 독자님들도 모두 조용히 안정을 유지하는 가운데에 마땅히 해야 할 일은 성실히 하며 힘차게 움직이는 보람 누리시기를 축원합니다. 사월이여 찬란히 빛나라! 코비드의 어두움을 밝히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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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월 스님/리버모어 고성선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