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실업대란 현실화…실직자 1주일에 300만명 폭증

2020-03-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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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셋째주 실업수당 신청 328만건 달해

▶ 워싱턴주도 9배 급증

실업대란 현실화…실직자 1주일에 300만명 폭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에서 1주일 사이에 ‘실업대란’이 현실화됐다.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외출금지령으로 26일 시애틀 거리가 텅 비어있다./AP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에서 1주일 사이에 ‘실업대란’이 현실화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일시적 해고가 잇따른 결과로 ‘50년만의 최저 실업률’을 자랑했던 미국 고용시장의 최장기(113개월 연속) 호황도 사실상 끝났다.

노동부는 3월 셋째 주(15~21일)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328만3,000건으로 집계됐다고 26일 발표했다. 코로나19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사실상의 첫 지표다.


둘째 주(8~14일) 28만2,000건과 비교하면 무려 12배 가까이 불어나면서, 100만~200만건에 달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2배가량 웃돌았다.

둘째 주 실업수당 청구가 28만건을 웃돌면서 30%대 급증한 상황에서 셋째 주부터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한 셈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이전에는 매주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0만건 안팎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사태로 일주일새 약 300만명이 추가로 일자리를 잃었다는 의미다.

노동부가 실업수당 신청을 집계하기 시작한 1967년 이후로 최고치다. 종전 최고기록은 2차 오일쇼크 당시인 1982년 10월의 69만5,000건이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5배 많은 규모다.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65만건까지 늘어난 바 있다.

당장 다음 달 초 발표되는 3월 실업률도 30%대로 뛰어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실업률은 그동안 3%대에 머물면서 사실상 ‘완전고용’상태를 유지했다.

실업수당 신청이 급증한 것은 워싱턴주를 포함해 미국 대다수 주정부가 ‘외출금지령’을 내려 필수적이지 않은 업종의 영업을 사실상 중단한데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당국의 의무휴업 지시 등 여파로 3월 셋째 주부터 에너지ㆍ여행ㆍ운송ㆍ호텔ㆍ외식업을 중심으로 실직자가 한층 더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음식점 종업원이나 매장 점원 등 서민층이 대거 실직한 영향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넉넉하지 못한 형편인 이들은 당장 생계를 위협받을 수 있다.

지역별로는 뉴욕, 뉴저지, 오리건, 켄터키, 콜로라도 등에서는 신규 실업수당 신청이 전주 대비 많게는 수십 배로 늘면서 전산 시스템이 한때 다운되는 상황까지 빚어지기도 했다.

일각에선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올해 여름에는 1,000만 건을 웃돌 수 있다는 극단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워싱턴주도 전국적인 추세와 맞물려 3월 셋째 주 실업수당 신청이 9배나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주 고용안전국(ESD)에 따르면 3월 셋째 주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모두 13만3,478건으로 직전 주인 3월 둘째 주 1만4,240건에 비해 9배 이상 폭증했다.

특히 3월 둘째주도 코로나 사태의 영향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평소에 비해 10배 이상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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